CJ올리브네트웍스 중심으로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탈피, 장녀 임원 승진

▲ 이재현 CJ회장이 815광복절특사로 출감한 뒤 3세 승계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이재현 CJ회장이 8‧15광복절사면으로 세상에 나온 뒤 복귀를 앞두기까지 8개월 동안 바쁜 나날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잠잠해지면서 이재현 회장의 경영복귀설이 나오기 시작했고, 6일 이 회장은 맏딸을 임원에 올리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재현 CJ회장은 출감 후 SI(System Integration)업체이자 차기 지주회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가치부터 끌어올렸다. 그룹 내 보안을 책임지는 업체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저촉되지 않으므로 SI업체인 CJ올리브네트웍스를 CJ㈜에 합병시킨 뒤 계열사의 중심축으로 만드는 시나리오였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한화그룹 SI업체인 한화S&C와 SK그룹의 SK주식회사, LG상사와 합병이 거론되는 LG CNS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CJ올리브네트웍스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수직계열화가 필요했고, 연결 자회사들을 편입하려면 기존에 묶였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야 했다.

마침 사면 직후였던 작년 9월, 검찰이 공정위 고발에 CJ CGV를 기소했고, 이 회장은 11월 1일 CGV의 광고 일감을 받던 재산커뮤니케이션을 CJ파워캐스트에 흡수‧합병시켰다. 

작년 11월 30일 이 회장은 오너 4세 지분율이 40%에 달했던 CJ파워캐스트를 주식교환에 따른 신주발행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CJ 오너 직계 가족의 최종 지분은 7일 현재 CJ㈜ 55.01%, 이경후 6.91%, 이선호 17.97%로 일단락됐다.
 
이후 이 회장은 그룹 승계 시나리오대로 CJ올리브네트웍스를 상장시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CJ㈜와 합병하거나 자녀 보유지분으로 CJ㈜지분을 매입하거나, 아니면 지분을 시장에 팔아 상속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2006년부터 이 회장은 자녀에게 레져사업 지분을 넘겨 100%에 가까운 일감몰아주기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을 축적했다. 지난 2015년 CJ건설로 사업을 양도하면서 해당 회사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한 바 있다.

한편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해가던 중 이재현 CJ 회장은 지난 9월 12일 ㈜CJ와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등 그룹 핵심 계열사 임원 50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직급과 직책만을 올려주는 지배구조 굳히기 차원의 인사였다.
 
지난 6일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32) 씨가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 상무대우로 승진, CJ그룹 4세 중 가장 먼저 임원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사로 이 회장이 작년 8월 석방 후 본격적으로 그룹 승계작업를 시작했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같은 날 이재현 회장은 부사장대우 7명, 상무 25명, 상무대우(신규임원) 38명 등 총 70명의 임원을 승진시켰고, 49명의 임원을 이동시키는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 이재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성욱(37) 비서실장이 부장직에서 상무대우로 수직 승진한 것도 승계 작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녀 이경후 상무대우의 남편 정종환(37) 씨도 CJ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도 같은 직책인 상무대우로 승진했고 그룹 인사 명단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입사해 CJ제일제당 과장 직책을 맡고 있는 장남 이선호(27) 씨는 20대 후반의 나이로 현재 경영수업을 받고 있으며 이번 정기인사에서 빠져 독자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CJ 회장은 1960년생으로 경영일선에서 활동 가능하지만 결과를 종잡을 수 없는 자신의 희귀병 때문에 승계와 연관된 일련의 과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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