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분기 영업익 전망 하회, 한진칼·CJ E&M·하나금융지주· 삼성증권 등 132곳

▲ 증권사 보고서의 매수의견 편중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상장사 66.7%의 실적이 증권사의 전망치에 못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증권사 보고서의 매수 편중에 따라 지난 해 4분기 상장사 3곳 중 2곳의 실적이 증권사 전망치보다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2만9799건의 증권사보고서 의견 중 매도의견은 2.5%에 불과한 752건이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올해 지난 16일까지 지난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증권사 3곳 이상의 3개월 내 실적 추정치가 있는 195개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67.7%인 132곳의 영업이익이 증권사 전망치보다 낮았다.
 
이 중 98곳은 적자를 냈음에도 증권사가 흑자를 예상했거나, 실적이 증권사 전망치보다 10%이상 낮았다.
 
한진칼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보다 92%(17억원)나 낮아 괴리율이 가장 컸다. CJ E&M(-89.8%), 하나금융지주(-77.5%), 삼성증권 (-72.8%), 대상(-60.0%)도 각각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밑돌았다.
 
증권사 전망과의 괴리율(-96.3%~-60.4%)별로는 S&T모티브, 한전KPS, 한진칼, CJ프레시웨이, CJ E&M, 하나금융지주, 삼성증권, 현대위아, 디오, 대상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미래에셋대우, 대우건설, 게임빌, 비에이치, 한진중공업, 한진, 한미약품 등도 모두 영업손실을 냈으나 증권사들은 이익을 낼 것이라 전망했다.
 
역으로 예상치 못한 ‘어닝서프라이즈’를 본 상장사 23.08%는 증권사의 전망치를 넘어섰다.
 
이에 해당하는 주요 상장사는 엔씨소프트, LG디스플레이, 한국콜마,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한일시멘트 등이다.
 
앞서 국회 정무위 소속 박찬대 의원은 “증권사보고서가 증권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쓰이지 않고,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맞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고서가 부정적인 전망에도 마지막에는 ‘매수’로 결론이 난다”며 “이는 증권사들이 그날 정한 주식가격 목표를 맞추기 위해 매수의견을 제시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삼성물산 합병을 앞둔 시점에서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들이 찬성의견을 낸 사실은 증권사에 외부 영향력이 작용한다는 증거”라며 “증권사와 기업 간 이해관계가 보고서 전망에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의원은 “최근 5년간 매도의견은 전체 의견 중 2.2%에 불과했고, 매수의견은 84.6%에 달했다”며 “증권사 보고서가 악용되고 이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지속된다면, 금융위에서 관리‧감독에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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