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행동 등 ‘환영’ 목소리, 경영계는 ‘당혹’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전 결국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 고경수 기자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전 전격 구속된 것을 두고, 광화문 촛불집회 주최 측은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라며 환영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우리나라 재벌의 역사에서 삼성은 3대째 경영세습을 이어오는 동안 중대 범죄 및 불법행위를 저질러왔으나, 단 한 차례도 총수가 구속된 적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법의 잣대의 결과”라며 “단죄의 문지방을 넘어섰다”고 긍정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여기에 그쳐선 안 된다. 문을 넘어선 이상 그 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철저한 단죄가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라며 “무너졌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며, 훼손되고 망가진 국격을 바로 세우는 일이며, 국민의 자존감을 되살리는 일이다. 비상식으로 점철된 사회를 올바른 상식이 통하는 정상의 사회로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수사에 대해 “재벌개혁의 신호탄”이라며 “그동안 재벌만을 과잉보호해왔던 관행과 제도들을 개혁하고, 대다수 국민과 소상공인과 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경제구조를 바꿀 출발점도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퇴진행동과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규탄 법률가 농성단은 16일 저녁부터 서초 법원삼거리에서 영장 발부가 결정난 오늘 오전까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철야집회를 열기도 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트위터에서 “이재용을 구속한 특검에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촛불시민의 열망과 함성이 더욱 거룩한 의미로 기억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신호탄이 되길 빈다”고 말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삼성 총수가 끝내 구속됐다. 삼성은 이제 할아버지-아버지(이병철-이건희) 시대의 삼성과 결별해야한다. 적실불하, 관치금융, 세습경영의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야 산다”며 “이재용 구속으로 환골탈태하면 크게 보아 삼성의 이익이다. 눈을 떠서 정의를 보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 부회장의 구속 소식과 관련 “경영계는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7%,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영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지금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 부진 속에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안보위기 고조 등 크나 큰 대내외 악재에 가로막혀 있다”며 “이런 악조건 속에서 우리나라 최대기업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 한국경제에 미치게 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날 이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자, 그 뒤에서 박사모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이 부회장을 응원한 바 있다. 박사모는 이 부회장이 결국 구속되자 박영수 특검과 한정석 부장판사 등을 원색 비난하는 목소리를 게시판에서 쏟아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3대째에 이르는 삼성그룹 총수 중 첫 사례이며, 79년만의 일이다. 또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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