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위원장이냐” “서울대 법대 출신이” 막말 공방

▲ 안상수 한나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의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6일 인사청문회 개최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이틀째 계속했다. 법사위 전체회의는 두 차례나 정회되었으며, 막말과 삿대질을 주고받기까지 했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국회법상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이 제출되면 표결 처리해야 함에도 전날 안상수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한 것은 잘못”이라 지적했고, 안 위원장은 “국회법 조문에는 표결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도리어 한나라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은 “국회법에는 간사 협의를 거쳐 의안을 상정하도록 돼 있다”며 변경동의안 안건이 새치기라고 반박했다. 이에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이 “거짓말하지 말라”고 끼어들었고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졌다.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은 “공개석상에서 왜 위원장이 공정하게 회의를 진행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주성영 의원에 이어 이주영 의원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지는 것까지 트집잡았다. 안 위원장의 제지에도 소란이 끝나지 않자 회의 시작 30분만에 정회를 선포했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저게 위원장이냐”며 막말을 토해냈다. 오후 2시 속개된 회의에서도 안건 상정 후 표결을 강행하려는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간사 협의를 선행하려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팽팽히 맞섰다. 막말 공방은 출신학교로 번졌다. 이종걸 열린우리당 의원이 “헌정 파행상태가 국회의 책임으로 떠넘겨지고 있다”고 주장하자, 주성영 의원이 “서울대 법대 나온 사람이…”라며 혀를 찼다. 이에 선병렬 의원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 못하는 것을 고대 법대 출신이 할 수 있냐”며 학교 비하 발언을 일삼았다. 이 과정에서 김동철 의원이 “인간이 이렇게 가증스러울 수 있구나. 국회의사당에서 같이 일한다는 게 부끄럽다”는 격한 발언을 했고, 다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첨예한 인신공방만이 계속되자 속개 2시간만에 안 위원장이 다시 산회를 선포했으며, 김동철·선병렬 의원은 한때 안 위원장이 회의장을 나가지 못하게 몸으로 에워싸기도 했다. 안 위원장이 회의장을 떠나자 김동철 의원은 “한 번 더 이런 일이 있으면 내가 사회를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입법부가 추태를 보였다”며 열린우리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이 회의를 진행할 경우에도 참석할 뜻을 밝혔다. 한편 전 내정자의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의 법정기한은 30일이다. 국회에서 청문회를 여는 기간이 20일, 다시 요청하는 예비기간 10일을 합친 총 30일간 인사청문회를 처리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직권으로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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