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조선 부문 4월 분리

▲ 현대중공업이 오는 4월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4개 회사로 분할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현대중공업이 오는 4월 분사를 앞두고 있다.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회사 분할안이 통과되고, 이후 발빠르게 분사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내부적으로 기대와 우려도 교차되고 있다. 그만큼 현대중공업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조의 반발을 무릅쓰고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분사 방안을 의결한 현대중공업은 이제 각각 4개 회사로 나뉘어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정유·전기전자·건설장비 등 비조선 부문이 분리된다.
 
참고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39조3,173억원, 영업이익 1조6,419억원을 올리며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는데, 이는 비조선 부문의 실적 호조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문별로는 영업이익 7,000억원을 올린 조선·해양 부문보다 1조2,000억원을 달성한 정유·전기전자 등 비조선 부문의 실적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비조선 부문 3개 회사 분리
정유·전기전자·건설장비 등 비조선 부문은 모두 3개 회사로 나뉘어진다. 그동안 조선·해양플랜트에 비해 규모가 작아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가 어려웠던 비조선 부문의 경우 이제 신사업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지난해 약 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전기전자 사업부문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으로 새롭게 출발할 예정이다. 변압기, 고압차단기, 회전기, 배전반 등을 생산하는 데 효성과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다툴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에너지공단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업무 협약을 체결, 에너지 효율화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에너지 공급·이용 기기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자체 개발하고, 건물 관리 솔루션 시장에서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781억원을 기록한 건설장비 사업부문은 ‘현대건설기계’로 탈바꿈한다. 굴착기, 휠로더 등을 생산하는 분야로 국내 시장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와 1, 2위를 다투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 수준으로 아직 미미하지만 미국, 중국, 인도 등에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최근 차세대 원격관리시스템 ‘하이메이트 2.0’을 개발하고, 내달 신규 시스템을 탑재한 건설장비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메이트 2.0은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접속해 한 번에 여러 대의 장비에 시동을 걸고,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등 장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현대건설기계는 향후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방 진단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정제 마진 상승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9,600억원대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려 현대중공업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분사 후 지주회사가 될 ‘현대로보틱스’가 오일뱅크 지분 91.1%를 보유하게 된다.
 
▲ 현대중공업은 비조선 사업 부문의 분사로 몸집이 가벼워지며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 분사 후 현대중공업 재무건전성 확보
현대중공업은 비조선 사업 부문의 분사로 몸집이 가벼워지며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 부문은 스마트 드릴십 양산에 나서 국제유가 약세로 침체한 드릴십(이동식 원유시추선) 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다. 또 해양플랜트에서는 기존 심해가 아닌 연근해용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개발을 추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그밖에 조선·해양과 함께 존속법인에 잔류하는 엔진기계사업본부는 해외 민자발전 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민자발전은 민간 주도로 발전소 건설 운영과 유지·보수 등을 총괄하는 사업으로, 현대중공업은 엔진 발전에 대한 솔루션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발전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이제 현대중공업은 오는 4월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4개 회사로 분할된다. 이들 회사는 모두 5월 10일에 상장될 예정이며, 앞으로 해당 분야에서 독자적인 사업 전략과 영업활동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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