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측 “탄핵은 빨리, 특검은 길게” 1박2일 집회, 친박단체도 태극기집회

▲ 최근 박근혜 탄핵심판 지연설이 흘러나오면서 광화문 촛불집회가 오는 주말(11일) 다시 대규모로 불붙을 전망이다. ⓒ뉴시스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최근 박근혜 탄핵심판 지연설이 흘러나오면서 광화문 촛불집회가 오는 주말(11일) 다시 대규모로 불붙을 전망이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9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11일 있을 <15차 범국민행동의 날>과 관련해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박근혜 세력의 준동에 맞선 촛불의 맞대응”이라며 “헌재 탄핵 지연 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압박과 특검 연장, 박근혜 구속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달을 ‘비상시국’으로 선포한다고 밝히며, 다음주(18일)과 그 다음주(25일)까지 전국에 지속적으로 모여야 한다는 것을 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 “본색 유감없이 드러낸 박근혜…지금 당장 탄핵 인용하라”

이들은 박 대통령 측의 헌재심판 지연 작전과 관련해 “박근혜는 탄핵이 기각되면 언론과 검찰을 손 볼 것이라며 독을 내뿜으며 시간끌기로 판을 뒤집으려 한다”며 “눈물을 쥐어짜내고 거짓사과를 내뱉던 박근혜는 민심의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탄핵 찬성여론이 78%인데도, 측근들의 입에서 박근혜가 몸통이라는 증언이 쏟아져나오는데도, 박근혜는 자신은 무고하다 우기고 있다”면서 헌재에 증인신청을 용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 “박근혜는 태연하게 탄핵반대 관제데모가 퇴진 촛불의 2배라는 거짓말을 내뱉으며 부활을 꿈꾸고 있다”며 “헌재는 박근혜의 꼼수를 용인하지 말고 지금 당장 탄핵인용 결정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친박단체들의 집회에 참석한 김문수·이인제·윤상현·조원진 등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나라가 엉망이 되든 말든 범죄옹호세력을 동원해 살아남으려는 행태가 참으로 역겹다”라고 힐난하며 “탄핵이 하루빨리 결정되고 특검을 연장해 책임자들을 제대로 처벌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친박단체들의 집회에 대해서도 “뇌물죄를 부정하여 형량을 낮추고, 탄핵 이후에도 세력을 유지하려는 박근혜와 공범자들의 기획”이라며 “돈과 가짜뉴스를 동원한 선동에 휩쓸린 집회는 점차 폭력적이 되고, 곳곳에서 사회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특검에 대해선 “규명해야할 박근혜 범죄의 핵심은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재벌과의 뇌물거래”라며 “이재용 구속영장 재청구, 청와대 압수수색 강행, 강도 높은 박근혜 대면조사를 통해 뇌물거래를 비롯한 범죄행위를 낱낱이 드러내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선 이날 15차 촛불집회는 1박2일 30시간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퇴진행동은 오후 6시 본집회에 하루 앞선 10일 오후 3시 대행진을 시작할 예정이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박영수 특검팀 사무실 앞을 출발해 서초동 삼성본관, 서울중앙지법 앞을 지난다. 박 대통령과 재벌총수 구속을 촉구하는 행진이다.

이어 다음날인 11일 낮 12시 국회 앞을 지나서, 마포대교를 통해 한강을 건너고 본집회 전 광화문 광장에 도착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본 집회 후 오후 9시까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한다. 행진 구간만 총 15.7㎞에 달한다.

한편, 광화문에서는 오후 6시 본집회를 앞두고 오후 4시30분부터 ‘물러나쇼’라는 주제의 사전집회가 열린다. 사전집회에는 대학생노래패연합, 강허달림, 갤럭시익스프레스 등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시민발언들도 이어진다. 

오후 6시 시작하는 본집회에선 헌재의 신속탄핵 인용과 특검 연장 촉구 발언과 함께 개성공단 폐쇄 1년 관련 발언, MBC 사장 임명 관련 발언들도 이어진다. 또 뜨거운감자, 레게스카올스타즈 팀이 공연한다. 

행진은 오후 7시30분 청와대와 헌재 방면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박근혜-황교안 즉각 퇴진 요구 및 헌재의 2월 탄핵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풍선 모양 조명으로 만든 '퇴진 보름달'을 띄우는 소등 퍼포먼스를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치권도 이번 촛불집회에 가세할 예정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적어도 2월말까지는 이 지긋지긋한 상황이 끝나기를 바랐던 국민적 기대를 저버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우리당은 이번 주 정월대보름 촛불을 기점으로 조기 탄핵 및 특검 연장을 촉구하는 투쟁을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며 주말 촛불집회 총동원령을 내렸다. 

더민주 내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도 광화문과 광주 등지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당은 박지원 대표 등이 호남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광주 촛불집회에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촛불집회에 동참할 예정이다. 

◆ ‘박근혜 탄핵 부당’ 친박단체, 특검-언론 등 맹비난

한편,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단체들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탄기국(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은 11일 오후 2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2차 탄핵무효 태극기 집회’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박근혜 탄핵은 부당’ '특검해체' '언론타도' 등을 외칠 예정이다.

탄기국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9일 SBS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특검이 지금까지 거의 속옷 벗기듯이 다 뒤졌는데도 불구하고 단돈 1원도 받은 것이 없다는 것만 밝혀졌다”며 박 대통령 무죄를 외쳤다.
▲ 박근혜 탄핵 기각을 외치는 친박단체들도 주말에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은 '탄기국' 주최 탄핵기각 태극기집회 중. 사진/유우상 기자
그는 박 대통령이 특검의 대면조사를 거부하는 등, 노골적으로 조사를 회피하는 데 대해선 “현직 대통령은 탄핵 소추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외환이나 내환. 그런 경우 아니고는 탄핵 소추 대상이 되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과연 조사하는 것이 헌법에 맞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사안이다. 현직 대통령은 조사할 수 없다”고 적극 감쌌다. 이에 진행자는 “탄핵 소추가 안 된다는 것이지, 조사를 못한다는 내용은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주말 촛불집회 측이 1박 2일 행진을 하겠다고 한 데 대해선 "집회를 1박 2일씩 하는 그게 정상적인 집회라고 보냐? 어떤 광란, 좀 미쳤다고 보여야 하는 그런 수준“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저희들 지금 집회 나오는 숫자가 이미 촛불의 10배를 넘어가고 있다. 촛불은 이미 꺼지고 있고 태극기는 약 100만 명이 넘어간 게 세 번째다. 촛불은 사실 2만명, 3만명 나오지 않나”라고 강변하며 “인원 숫자에서 밀리니까 1박 2일씩 하겠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저는 1박 2일 집회가 정상적인 집회라고 결코 보지 않는다"고 거듭 맹비난했다.

한편, 이날 친박단체들의 집회에는 대표적인 친박인 윤상현-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등이 참가할 전망이다. 윤상현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이들의 집회를 지지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탄핵기각을 촉구하는 동시에 헌법재판소와 특검, 언론 등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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