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적 문자테러하는 민주당의 패권주의 집단이 정권 잡는 것은 정권교체 아니다”

▲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과 통합을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 고경수 기자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과 통합을 선언했다. 공식, 비공식 접촉을 이어오던 끝에 7일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는 사흘 전인 4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만나 “구구한 조건을 달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손 의장은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이 바로 새로운 정치, 국가 대개혁의 중심이다. 정권교체를 이루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주역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손 의장은 “국민의 당과 통합하여 더 나은 정권교체를 이루겠다. 함께 잘사는 나라,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고 통일의 기반을 다지겠다. 한국정치의 새판을 짜서 국민 통합의 정치를 열겠다. 위대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통합은 개혁세력 총결집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개혁공동정부의 수립에 찬동하는 모든 개혁세력은 함께 해달라”고 공동정부론을 앞세웠다.
 
 
◆손학규 “공동정부 수립위한 개혁세력 결집의 첫 걸음”...“모든 대세론은 허상”
손 의장은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수구세력은 정권욕심을 아예 버려야 한다”며 새누리당 친박세력을 겨냥했다. 이어 “자기 패거리가 아니면 철저히 배제하고, 집단적인 문자테러를 가하는 민주당의 패권주의 집단이 정권을 잡는 것도 정권교체가 아니다. 그것은 박근혜 패권세력에서 또 다른 패권세력으로 바뀌는 패권교체에 불과”하다며 더불어민주당 특히 친문세력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모든 대세론은 허상이다. 국민만이 진실”이라며 “촛불민심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개혁세력, 안정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유능한 개혁세력이 나서야 한다”고 자신과 국민의당을 비롯한 ‘비박반문’ 세력과의 연대, 제3지대론과 통합을 주장했다. 특히 “국민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정치세력간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통합력을 가진 개혁세력이 나서야 한다”며 좌우의 양극을 제외한 세력의 통합이 진정한 개혁세력이라고 내세웠다.
 
손 의장은 국가개혁에 대해 “국가의 기본 운영원리인 헌법을 바꾸어서, 불평등과 부패의 온상인 재벌중심의 경제체제를 강력한 중소기업 중심체제로 바꾸고, 기득권 세력의 특권유지수단이 된 검찰 등 권력기구를 국민주권의 수단으로 바꾸고, 승자독식의 정치체제를 합의제 민주주의로 바꾸겠다. 한국 정치의 주도세력을 기득권 세력에서 개혁세력으로 바꾸겠다”고 개헌 또한 거듭 주장했다.
 
그는 또 “혁신중소기업들이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젊은이들이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고, 걱정 없이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고, 어르신들의 편안한 노후가 보장되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라며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드릴 것”이라고 자신의 브랜드를 부각시켰다.
 
손 의장은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경선과 관련해 “통합의 절차와 과정은 앞으로 실무진에서 협의할 것”이라고 했고, ‘통합조건’에 대해서는 “그런 건 없다. 당명개정 등 실무적 절차와
과정에 대해 이제부터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김종인 민주당 의원에게도 오늘 통합선언 한다고 말씀 드렸더니 ‘먼저 가서 잘 하라’고 했다”면서도 “(김 의원이) 온다는 이야기 이런 건 적절치 않고, 통합이 곧 이뤄지리라는 제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이로서 국민의당의 대선주자는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와 함께 손학규 의장이 가세해 무게감을 더했으며,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의 합류 또한 빨라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환영일색의 국민의당, 정운찬 영입도 촉구...‘당명개정’이 걸림돌 될 수도
일단 국민의당은 환영일색이다. 기자회견장에는 김영환·문병호·손금주 최고위원 등이 함께 했고 기자회견장 밖 복도에서 회견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손 의장에게 악수를 건네며 “환영합니다”라고 밝게 인사를 나눴다.
 
▲ 국민의당 문병호 최고위원,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 고경수 기자
이에 앞서 박 대표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후 "조건 없이 무조건 통합하기로 했다"면서 "손 의장이 저에게 전화를 주셔서 ‘11시에 통합 선언을 하겠다’고 했다. 잘 결정했다. 함께 노력해서 하자는 얘기를 간단하게 했다. 의원들과 최고위원들께도 건설적으로 잘 되는 방향으로 노력해달라고 얘기했다"고 선언과정을 알렸다.
 
박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도 지금 부산에 계시는데, 저와 통화를 해서 얘기를 했다"며 "잘 됐다고 했다"고 안 전 대표의 긍정적인 반응을 알렸다.
 
기자회견 직후 문병호 최고위원은 성명을 내고 “손학규 의장의 국민의당과의 통합선언을 환영한다”면서 “이번 대선은 촛불민심에 역행하는 문재인과 촛불민심을 섬기는 개혁후보와의 싸움”리라고 규정했다.
 
문 최고위원은 “손 의장님과 국민의당은, 수구패거리 정부가 아니라 함께 개혁공동정부를 만들어야한다”면서 “개혁공동정부는 대한민국을 공무원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상속자의 나라에서 창업자의 나라로, 건물주의 나라에서 근로자의 나라로 바꿔야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또 “손 의장님의 통합선언은 개혁공동정부를 만드는 첫걸음”이라며 “눈 덮인 들판에서 희망의 눈덩이가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눈덩이론’이 대세론을 이길 것”이라며 ‘눈덩이론’을 앞세워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을 거듭 공격했다.
 
강연재 국민의당 대선기획단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선기획단은 즉각적으로 손 의장 측과의 창구를 열어 경선 일정, 경선룰, 경선 방식 등 경선에 관한 모든 진행은 물론이고 국민의당의 대선주자 중 한 분으로 국민의당의 대선 승리를 위한 전 과정에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환영했다.
 
강 대변인은 “경선을 하더라도 국민의당의 모든 대선 주자들은 견고한 동지애와 팀워크를 발휘해 합리적 세력의 국가대개혁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번 대선에서 기필코 달성한다는 데 뜻을 같이할 것”이라며 “정운찬 전 총리의 과감하고 신속한 결단도 기대한다”고 정 이사장의 빠른 합류를 요청했다.
 
국민의당은 완전국민경선제라는 큰 틀의 경선룰을 정했고, 영입인사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도 밝힌바 있다. 지명도와 경륜 등 중량감에서 안 전 대표에 뒤쳐지 않지만, 당내 세력이 부족한 손 의장으로서도 완전국민경선제를 요구해 왔던 점에서 잡음이 생긴다면 당명개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 의장이 원하는 당명은 ‘국민주권당’이다. ‘새정치’ 등 유독 자신이 요구하는 당명관철에 예민해왔던 안 전 대표가 자신이 만든 당명의 개정에 동의할지는 의문이다.
 
정운찬 이사장의 합류가 이어진다면, 일단 국민의당 중심의 ‘스몰텐트’는 가능하게 된다. 이후 김종인 의원과도 힘을 합치고, 바른정당과 후보단일화로 이어진다면, ‘빅텐트’도 가능하다. 우선 그 첫발은 디딘 셈이다.
 
 
◆새누리 “국민의당의 ‘불쏘시개’불과”, 바른정당 “‘반문’으로 힘 합칠 수도”
국민의당 외 다른 정당의 반응은 일단은 잠잠한 상태다. 민주당으로서는 ‘통합선언’ 직후에 김부겸 의원의 ‘대권 불출마 선언’이 이어져 당장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기에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고경수 기자
새누리당은 별다른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게 지도부의 기류"라며 "손 의장이 국민의당에서 안 전 대표와 경선하겠다는 것도 탄핵 결정이 이뤄지고 나서야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새누리당 한 당직자의 말을 전했다.
 
이 당직자는 "결국 손 의장의 정치적 비중을 고려할 때 그의 역할은 국민의당에서 '불쏘시개'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며 "본인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우리로선 별로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바른정당은 이에 비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역시 <연합뉴스>가 전한 한 의원의 말은 "어차피 손 의장이 우리 쪽에 와서 경선하기는 어려운 분이고, 국민의당에서 경선하겠다는 것을 경계할 필요는 없다"며 "국민의당도 활기를 띨 것이고, 손 의장이 안철수 전 대표와 경선으로 대선 구도에서 존재감을 키우면 바른정당 입장에선 좋은 일"이라는 현실적인 평가였다.
 
또 다른 바른정당 당직자도 "경우에 따라선 '반문'으로 국민의당과 힘을 합치는 상황도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선 구도가 고착화하지 않고 역동성을 얻는 게 레이스에서 뒤처진 입장에선 바람직하다"고 반문연대와 흥행몰이의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뒀다.
 
개헌, 제3지대, 빅텐트 등 문재인 대세론을 견제하면서 반 문재인 연대의 큰 그림을 완성하려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대선시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아직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급부상과 3자 대결구도가 갖춰지는 등 역동성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에 비해 주목도는 낮지만, 잡음 없는 경선룰 결정과 경선과정에서 ‘통 크고, 아름다운 경쟁’을 보여 준다면 제3지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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