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통신사 약정 유도, 정부 단말기자급제 정책 확대 저해

▲ 삼성전자와 애플이 이통 3사를 통해 유통하는 것보다도 비싸게 판매하는 것은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폭리를 취하고 이통 3사와의 결합판매구조를 지키기 위한 암묵적 담합행위라는 비판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삼성과 애플에서 직접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출고가보다 10% 정도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 애플 등 제조사와 이통사가 사실상 약정을 유도하기 위한 암묵적 담합행위를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녹소연)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애플 온라인스토어의 스마트폰 직접판매 가격과 이동통신 3사가 판매하는 출고가를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 갤럭시는 평균 10%, 애플 아이폰은 평균 9% 정도 제조사의 직접판매가가 더 비싸다고 7일 밝혔다.

녹소연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경우 삼성전자 공식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기종이 일괄적으로 출고가보다 10%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은  iPhone SE 64GB 모델을 제외한 전 기종의 판매가가 이동통신사 판매 출고가보다 최대 23%, 평균 9%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녹소연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이통 3사를 통해 유통하는 것보다도 비싸게 판매하는 것은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폭리를 취하고 이통 3사와의 결합판매구조를 지키기 위한 암묵적 담합행위라는 비판이다.

윤문용 녹소연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은 “이동통신 3사의 단말기 출고가에는 제조사가 대리점 등에 제공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가 포함되어 있다”며 “제조사가 직접판매하는 경우 별도의 판매장려금이 지급되지 않는 만큼 이통사 출고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해야 하는 것인데도 오히려 10% 가량이나 더 비싸게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엣지 32GB 기종은 공식스토어 직접판매가격은 101만7천원이라면 이통사 판매 출고가는 92만4천원으로 조사됐다. iPhone 6s Plus 모델의 경우 32GB는 출고가 대비 174,200원, 128GB는 194,300원이나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는 “제조사가 주요 판매원인 이통사의 판매를 보호해주기 위한 것이고, 자사의 판매마진을 붙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애플 등 제조사는 이통 3사에 제공하는 출고가는 제조사의 판매마진은 물론, 이동통신 유통점에 제공하는 판매장려금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2015년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통사 유통점에 제공한 판매장려금 규모는 연간 1조원에 달한다.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제조사 공식홈페이지에서 직접 판매하는 가격과,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가격 간에 전혀 차이가 없었다.

녹소연 ICT소비자정책연구원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통사와 제조사간 협의로 결정되는 ‘출고가’는 가격을 부풀리는 담합행위라고 지적하고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이통사와 제조사 간 협의하는 출고가 구조는 여전히 시장을 공고하게 지배하고 있다”며 “이통사를 통해 대부분의 단말기가 유통되는 구조를 혁신하는 자급제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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