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이재명 보다 안정감과 콘텐츠가 있고 도덕성·능력 출중”
박지원 대표는 손 의장과 만남에 대해 “구체적 조건이나 당명 개정은 얘기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6일 최고위에서도 한 번 논의하기로 했고, 7일에도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 보기로 했으니 그 내용을 가지고 손 의장과 만나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구구한 조건 달지 않겠다” 정운찬 “경제 토론회 제안”
손 의장은 박지원 대표에게 “구구한 조건을 달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찬열 국민주권개혁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손 의장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회동에 대해 "손 의장이 '모든 걸 내려놓고 정치를 다시 시작한 마당에 구구한 통합 조건을 내세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며 "통합의 명분을 살리는 방안을 국민의당이 고민해 주길 바란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다른 일체의 조건은 없지만, 당명개정 문제 등 통합 명분을 살리고 통합 후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주문"이 있었다고 했다.
손 의장의 측근은 “양측의 통합과 나아가 김종인 의원 등 다른 세력들이 함께할 수 있는 통합의 큰 그림을 국민의당이 그려서 제안해 달라는 취지”라며 통합과 외연확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정운찬 이사장과도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
김영환 대선기획단장은 “정 이사장과 수시로 보고 있다. 경선룰과 관련해 의사교환을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 이사장은 참 소중한 분으로 반 전 총장의 충청 대망론이 사라지고 경제민생이 중요한 상황에서 중도보수를 끌어올 수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동반, 공정성장을 통한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으로 버무릴 수 있다”며 두 사람의 영입을 자신했다.
김 단장은 또 “정 이사장께서 경제 토론회를 제안했는데 당은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하면 어떻겠나 생각한다”며 양측의 조율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정 이사장은 이에 앞서 “더 이상 정책쇼핑은 안된다. 참모가 써준 정책을 읽은 대독 토론은 무의미하다”며 “험난하게 몰아치는 파도를 뚫고 배를 몰아야 하는 선장이라면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 방법을 알아야만 그 높은 파고를 넘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경제현안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손 의장과 정 이사장의 합류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민의당 경선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김영환 대선기획단장은 5일 "3월 13일 이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인용될 것에 대비해 경선룰을 확정할 것"이라며 "손 의장과 정 이사장이 얼마나 빠르게 우리와 결합해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 등과 경선을 치르느냐가 관심 사안인데, 그렇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경선 방식은 서로 존중하고 양보해 불리한 조건에 있는 후보가 주장하는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원 중심의 경선은 영입되는 분들에게 불공정할 수 있으므로 완전 국민경선으로 동의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영입인사를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단장은 “만약 두 분의 입당이 이뤄진다면 이분들이 전국을 돌면서 '경제민생대토론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완전국민경선방식을 강조했다.
◆“손학규·정운찬·안철수·천정배가 문재인·안희정·이재명보다 콘텐츠, 도덕성, 능력 출중”
손학규 의장과 정운찬 이사장이 합류한다면 국민의당 경선은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 등과 함께 치러지면서 흥행몰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후보들의 중량감이나, 정책 내용 등이 더불어민주당보다 뛰어나 주목받는 경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단장은 “단언하지만, 손학규·안철수·천정배 등 이런 분들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안희정·이재명의 경쟁 구도보다 훨씬 안정감이 있고 콘텐츠가 있고 도덕성·능력에서 출중하다"며 "이것을 보여주는 게 경선에서의 우리 기획단이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 출신으로 이들이 경쟁하는 민주당 경선은 참여정부 2기로 되돌아가는 과거로의 회귀, 계파패권으로의 귀환이며 국론분열과 뺄셈의 정치로 나라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을 것”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안 지사는 국가를 대표할 어떤 콘텐츠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거 정권의 좋은 것만 차용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탄핵 인용 뒤엔 지금 상황과는 다른 정세가 조성돼 반문(반문재인) 구도가 만들어질 개연성이 있다”며 국민의당 중심의 빅텐트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단장은 "경선룰, 경선의 구도에 있어서 손 의장, 정 이사장과 우리 당의 안철수 전 대표, 천정배 전 공동대표 등 대선 후보군이 어떻게 얼마나 이른 시일 내에 결합할 수 있겠는가가 관심사항"이라며 "이들이 공동 집권한다는 생각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합집산이 아닌 공동정권에 방점을 찍어 경선의 흥행몰이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손 의장의 측근도 “손 전 지사와 국민의당 모두 분권형 개헌이라는 방향이 일치한다. 적어도 민주당처럼 대통령 자리 하나를 놓고 사생결단의 경선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흥행의 성공과 과열의 방지를 기대했다.
◆친박, 친문 패권과의 '완전한 결별'로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
국민의당이 내세우는 대통령선거의 기조는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인데, 흥행의 성공을 위해서는 선거에 대한 당의 방향성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강연재 대선기획단 대변인은 "국민의당 중심 정권교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책임자들을 끝까지 발본색원해 엄중 처벌 할 것임을 의미한다"며 "권력 독식의 적대적 공생관계인 친박, 친문 패권과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한다"고 ‘패권주의 청산’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강 대변인은 또 "제2의 박근혜가 될 친문 패권 중심의 정권교체가 아닌, 침묵하는 다수 국민의 소리 없는 절규에 귀 기울이는 정부, 나라 살리고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더 좋은 정권교체'"라면서 "생활비, 빚, 취업, 질병 등 먹고사는 문제와 생활 고통을 해결하는 유능하고 전문성 갖춘 '꿈의 내각' '드림 캐비닛' 주도의 전방위 국가 대개혁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최순실 게이트로 상처받고 무너져내린 국민의 지친 마음을 선거에 악용하지 않겠다"며 "지키지도 못할 공약 남발과 상습적인 거짓말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선택을 왜곡시켜 또다시 권력 독식의 패권적 정권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고, 과거와 미래의 대결, 정책 대결에서 승리하는 정권이 될 것"이라고 친박·친문을 견제했다.
강 대변인은 "대선기획단은 국민의당 경선 후보들과 함께 대국민 설득과 호소에 총력을 다 하고, 우리의 뜻에 공감하는 진정성 있는 세력과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해 지난 4.13 총선에 이어 또 한 번 대한민국의 '판'을 바꾸는 대이변을 창출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촛불민심을 끌어안고 적패를 청산하자는 기조에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에 대한 견제와 비판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겠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1,000원 납부 국민경선단, 17세 투표참여, 블라인드 정책 테스트로 국민참여 유도
흥행을 위해서는 인물과 정책 못지않게 당원을 비롯한 국민들의 경선 참여방식도 중요하다.
국민의당 대선 전략 보고서 ‘국민집권, 국민 힘으로’에 따르면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통해 뽑는 기존의 대선후보 경선 방식을 대폭 수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의 당비를 내는 당원, 일반 당원, 일반 국민 등과 같은 구분 없이 선거권이 주어지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대통령 후보 선출 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특히 1,000원이라는 상징적 등록비를 통해 ‘국민집권경선단’이라는 풀을 만들고, 국민의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국민집권경선단에 위임하자는 내용과 주민등록증이 발급되는 만 17세의 청소년들에게도 경선투표권을 부여하고, 누구의 정책인지를 알 수 없도록 만든 후 평가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담겨있다. 또, 후보자간 토론회만 생중계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준비과정부터 각 후보별 전 과정을 생중계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 등 참신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경선방식에 흥미를 높여 참여폭을 넓히려는 아이디어 등이 담겨있는데, 경선룰 협상과 함께 아이디어들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모르겠으나, 흥행을 위한 고려요소임에는 틀림없다.
중량감 있는 인물의 경선 참여가 이루어진다면 국민의당이 기획한 제3지대라는 구도를 갖추게 되고 경선과정에서의 주목도를 높여 흥행을 성공시킬 수 있게 된다. 또 완전국민경선제를 기본으로 경선규정을 잘 다듬는다면 일반 국민의 참여도 또한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 세를 몰아 바른정당과의 후보단일화 등 빅텐트의 설정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관건은 결국 손락규 의장과 정운찬 이사장의 빠른 입당이다.
오종호 기자
sisafocus01@sisa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