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단일화, 원칙 없는 패배” - 유승민 “단일화는 상식…안 하는 게 패배”
먼저 남 지사는 이날 오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수 후보 단일화 얘기가 비겁하게 보이는 이유는 원칙이 없다는 것”이라며 “탄핵에 찬성했으면서 반대 세력과 손을 잡겠다는 것인데, 이건 누가 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보수로 스스로를 좁히면 지금 국면에서는 승리도 불가능”이라며 “보수 후보 단일화는 원칙 없는 패배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 지사는 “이는 우리 당을 해치는 일”이라며 “보수 후보 단일화 얘기는 이제 중단하라고 당에 요구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 단일화’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쳐온 유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정책발표회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 입장을 철회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이게 상식 아니냐. 단일화는 끝까지 안 하면 그게 패배로 가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어 “단순히 후보 추첨하자는 것도 아니고 합당한 방법으로, 누가 국민 지지를 받느냐 그 자체가 정당이 국민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과 연대하거나 당대당 통합을 할 생각은 없지만 지금 이 상태로 선거를 하면 결과가 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 의원은 남 지사를 겨냥 “남 지사가 주장하는 연정, 협치도 다 국회 의석을 갖고 있는 모든 정당에게 열려 있는 것 아니냐. 취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제가 바른정당 후보가 되면 나중에 어떤 보수 후보가 나올지 몰라도 범보수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한편 바른정당 일각에선 ‘보수 단일화’까지 언급될 정도로 현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부진에 대해 고심한 끝에 일단 김무성 의원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본인 의사를 떠나 대선후보로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3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의원 등에 대해 “언론에서도 불출마를 번복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사까지 나오니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따라 유동성은 커졌다”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고, 장제원 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 브리핑 직후 “보수진영과 바른정당을 위해 출마해야 한다는 가혹한 요구가 있으면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장 대변인은 당내 ‘김 의원 재등판 요구’를 의식한 듯 이 자리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4월 말에 대선이 있는데 대선을 준비한 후보인 김 의원이 나와야 하지 않느냐는 기류가 바른정당 내에 분명하다”며 “결국 유 의원과 남 지사의 지지율이 얼마나 회복되고 그들이 얼마나 미래비전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출마 여부가) 달린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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