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시인이 3일 이탈리아 로마 아드리아노 신전에서 로마재단이 주는 '국제시인상'을 받은 뒤 수상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 ⓒ 수원시 제공
[시사포커스 / 이선기 기자] 한국이 낳은 세계적 시인 고은이 ‘국제시인상’을 수상했다.

4일 수원시와 고은재단 측에 따르면 시인 고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아드리아노신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에마누엘레에 M.에마누엘레 로마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수상증서를 받고, 기념강연과 시낭송을 함께 했다.

로마재단은 문화예술, 교육, 복지 등 여러분야에 지원 사업을 하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문화재단 중의 한곳으로 2006년부터 매년 '시의 초상(肖像)'이라는 국제 시축제를 개최해왔으며 2014년부터 '국제시인상'을 제정하여 세계적인 시인을 시상하고 있다. 

고은 시인은 아담 자가예프스키(폴란드), 하코보 코르티네스(스페인), 캐롤 앤 더피(영국)에 이어 네 번 째 수상자이자 아시아 시인으로는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시인 고은은 수상기념 강연에서 “영광에 대한 자세에는 천진난만이 들어있는지 모릅니다. 나는 그런 다섯 살 아이의 어떤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주어가 곧잘 지워져도 무방한 한국어 속에 자주 숨거나 지워진 1인칭 화자로서 살아온 시의 세월 60년을 채우고 있다”며 “이제 시가 귀신의 일인지 허공의 일인지를 터득할 만 하더라도 도리어 시를 정의하는 나 자신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인이 되면 될 수록 시인은 자신의 뒷모습을 모르는 것처럼 시를 모르게 되지만 나에게는 노래하는 자와 노래를 듣는 자의 실재(實在) 사이에서 영혼의 대칭(對稱)이 이루어지는 체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며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시인 고은은 다양한 국제적 문학상을 받아왔다. 스웨덴 문학상(2006), 캐나다 그리핀 트러스트상(2008), 이탈리아 국제시문학상(2014), 마케도니아 국제 시축제 황금화관상(2014)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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