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보단 각각 하이트, 클라우드로 승부수

▲ 맥주 때문에 속이 타들어 가고 있는 하이트진로(사진, 좌)와 롯데주류(사진,우)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국내 소주시장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가 맥주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지난해 1위 탈환 목표도 물거품이 됐다. 지난해 4월 40% 점유율 달성목표를 내걸고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적자가 이어가며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맥주부문 실적 악화로 전체 매출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받아든 성적표만 보면 맥주시장 1위 탈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주류시장의 후발주자로 나선 롯데주류 역시 맥주시장에서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맥주시장 진출 3년동안 거둔 시장점유율은 5% 미만으로 클라우드 제품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주류는 클라우드를 리뉴얼할지 신제품을 내놓을 고민 중이다.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맥주시장 점유율을 두자릿수로 끌어올려 ‘맥주 빅3’로 도약하기 위해 일단은 신제품 출시보단 클라우드를 리뉴얼해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맥주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양강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롯데주류가 뛰어들며 3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지만 실제 맥주시장 구도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양강체제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주류는 한자릿수 점유율로 본격적인 경쟁 구도로 진입하려면 두자릿수 이상 점유율을 기록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국산 맥주 시장점유율은 오비맥주가 60% 초반, 하이트진로가 30% 중반, 롯데주류가 4~5%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적자탈피 급선무
맥주시장을 놓고 3개 업체가 저마다의 전략으로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고민이 깊다.

하이트진로는 소주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오고 있지만 맥주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10년까지 하이트진로는 맥주시장 점유율은 55%로 1위를 유지하다 2011년을 기점으로 오비맥주가 카스를 앞세워 1위에 올라서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소주에선 수익성을 넘어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소주의 세계화’에 나서고 있는 반면 맥주부문은 적자 탈피가 시급한 상황이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지난달 신년사에서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주문했었다. 박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체질 개선을 주문한 것에는 맥주부문에서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사업에서 2014년 225억원, 2015년 4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데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2년 이내 40%이상 시장점유율 달성 보단 적자를 탈피하고 흑자를 내는데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 수익성 체질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 관계자 역시 이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수익성 체질 개선이 구조조정으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것에는 선을 그으면서 공격적인 영업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영업적자가 이어져) 판촉물 비용 절감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영업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 체질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며 “이를 토대로 시장점유율도 끌어올릴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는 계속 진행중에 있다”면서도 “올해는 신제품 출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롯데주류가 올해 제2공장 완공을 통해 상반기 신제품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출시한 3세대 하이트 제품인 ‘올뉴하이트’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하이트진로는 맥주시장에서 30%대 시장점유을 기록하고 있고 롯데주류는 4~5%대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사진은 하이트와 클라우드 광고.ⓒ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문제는 하이트진로가 마케팅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고 하지만 시장점유율 상승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내부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하지만 업계선 1%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케팅 비용이 200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맥주시장이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외형성장 보단 흑자전환에 목표를 두고 전체 실적 향상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롯데주류, 2공장 클라우드 생산…신제품은 ‘미정’
맥주시장 진출 3년차인 롯데주류는 5% 미만의 한자릿수 점유율 정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류업계 특성상 한번 고착화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게 쉽지 않아 롯데주류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14년 출시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오비맥주의 카스, 하이트진로의 하이트보다 가격이 비싸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고, 그렇다고 프리미엄 수입맥주에 비해 이미지가 우월한 것도 아니어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월 이전 제2공장을 가동해 생산량을 늘리면 15%까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지만 업계선 클라우드 한 제품으로는 어렵다고 판단 새로운 제품 브랜드 출시 얘기가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작 롯데주류는 새 브랜드 출시와 관련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 2공장을 풀가동해 클라우드를 생산해 판매하면 14~15% 점유율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새 브랜드 출시 방침이 정해진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측 관계자에 따르면 우선 클라우드 제품으로 1~2공장을 통해 생산 판매 이후 시장 상황을 보고 새 브랜드 론칭 계획에 들어갈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주류 2공장이 가동되면 클라우드 판매량에 따른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게 되면 새로운 브랜드 출시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2공장 가동 이후 맥주시장 점유율 여부가 맥주업계 지각변동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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