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근로자 희비교차, '영업통' 비용 절감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강기성 기자] KEB하나은행 차기 행장 인선에 함영주 현 행장이 거론되면서, 함 행장의 영업력과 과도한 인사정책에 대한 주주와 근로자 간 평가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함 행장은 상업고등학교 출신 ‘영업통’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통합법인 KEB하나은행의 초석을 다졌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2011년 이후 없었던 명예퇴직 부활, 과감한 조직개편으로 직원 일자리가 대폭 축소된 점 등의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1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해 3분기 실적은 4619억원,누적기준으로는 1조26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은행은 명퇴 실시와 전산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이 가시화 됐다”고 분석했다.
 
함영주 행장 ‘영업통’…은행 슬림화, 비용절감

민영화라는 실적을 평가받아 연임에 성공한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마찬가지로 함영주 하나은행장도 KEB하나은행 출범과 동시에 은행장으로 선임돼 통합법인을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주주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이사회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함 행장은 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서울은행에 입사해 현장에 강한 소위 ‘영업통’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9월 KEB하나은행 행장 임추위에서도 자신의 영업력을 프레젠테이션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함 행장은 2015년 12월 명예퇴직이전까지 활동 고객수를 2만 9100명에서 3만 9500만명으로 1만명 늘리는 성과를 올렸다.

한편으로 2016년 4분기 하나은행 실적에 반영된 2015년 12월 690명을 명예퇴직시킨 인력절감 효과도 실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올 해 1월 742명의 대대적인 희망퇴직은 조직의 슬림화라는 ‘구실’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용절감이 목적으로 한, 연임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석이 아니었냐는 후문도 있다.

이와 관련해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 742명 희망퇴직금 2310억원과 지난 해 4분기 690명의 명예퇴직금 2500억원이 비용이 발생했지만, 오히려 명퇴에 따른 절감 효과가 620억원이고, 외환은행과의 전산 통합 등에 따른 절감 효과가 1500억원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한편, 함영주 은행장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 KEB하나은행은 3년 간 은행 내 일자리가 3000개 가량 줄었다.사진/ 고경수 기자

◆ 과감한 인사개혁, 3000개의 사라진 일자리

주주들을 바라보는 경영인이기도하나 함영주 KEB하나행장은 1만3700여명 직원이 바라보는 고용주이기도 하다. 이점에서 외환은행 합병 뒤 그가 벌인 과감한 인사개편과 이에 따른 대대적인 퇴직제도에 대한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한 고용면의 평가도 비중이 있다.

영업력과 경쟁을 중시하는 함 행장의 사고방식은 고용절감을 넘어 고용축소로 이어져 왔다. 2011년 이후 첫 실시한 KEB하나은행 희망퇴직은 올해 초까지 총 1432명이 은행에서 짐을 쌌다. 2016년 6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전산통합이 끝난 뒤로는 총 2365명이 교차 발령됐다.

당시 하나은행 지점과 외환은행 지점들은 무리한 지점과 업무통합으로 인해 고객들은 은행 서비스에 대한 말이 많았다. 한 KEB하나은행 직원은 “매주 바뀌는 서비스와 업무정지 등으로 고객들로부터 불만이 많았다”며 “새로 뭉쳐진 직원끼리 서로 알아볼 겨를도 없었고, 서류도 타 지점과 겹쳐 업무지체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일 함 행장은 ‘자타공인 영업통’으로 “경쟁을 통해 영업 일선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업계 최초로 과거 희망퇴직을 선택한 지점장 중 고성과자 4명을 복직시켰다. 일명 ‘허브앤스포크’전략으로 지점들을 본부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능력있는 노련한 수장들을 재고용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함 행장은 동시에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에 더욱 속도를 내고는 옛 직원들 221명을 상대 은행의 영업점으로 이동시켰다. 함 행장은 올해에도 추가로 30~50개의 영업점을 추가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총 최근 3년 간 직원 일자리 3000여개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함영주 은행장이 2015년 9월 선임 당시 전 양 행장들간 균열을 맞추기 선임된 측면이 있다. KEB하나은행 노조 역시 구 하나은행, 외환은행 공동으로 운영되고 있어 노사간 갈등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함 행장이 2015년 9월 통합이후 1년 5개월 임기만 채웠기 때문에 연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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