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조직개편 서두를 듯 호텔롯데 상장은 변수

▲ 롯데그룹에 대한 조직개편에 신동빈 회장이 어떤 포석을 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외에도 신 회장이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지주사 전환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 등의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해야할 숙제도 떠안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특검의 칼날이 삼성그룹에 국한되면서 그동안 특검 수사 선상에 오른 롯데가 안도의 한숨을 돌리며 그룹 경영 현안에 신동빈 회장이 잰걸음을 내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아직 인사개편을 실시하지 못한 그룹들이 조만간 인사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올해 50주년을 맞이하는 롯데그룹에 대한 조직개편에 신동빈 회장이 어떤 포석을 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외에도 신 회장이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지주사 전환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 등의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해야할 숙제도 떠안고 있다.

올해 50주년을 맞이하는 롯데그룹은 경영권분쟁과 검찰의 비자금 수사 등의 역풍으로 최악을 맞이한 지난해를 뒤로하고 올해 신동빈 회장의 ‘원롯데’ 경영체제를 견고히 하는데 있어 인사 조직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세대교체 단행되나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인한 특검에 롯데그룹이 수사 선상에 오르내리면서 지난달에 진행했어야 할 인사 조직 개편이 미뤄졌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르면 2월 중순, 늦어도 2월 말에 이뤄질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존재해 실제로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특검이 삼성 조사에 올인 하기로 가닥을 잡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나머지 대기업에 대해선 관계자들을 불구속 수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설 이전에 단행될 전망이었던 인사 조직 개편을 설 이후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롯데 내부에선 더 이상 인사 지연에 따른 조직 업무 계획 차질로 임직원들이 올해 업무 준비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 우선 급한 인사 단행이 빨리 이뤄지길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인사가 단행되면 각 계열사를 이끌 사장단 인사에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세대교체를 단행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따라서 사장단 인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적쇄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인적쇄신에 따른 조직개편도 대규모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우선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가 경영혁신실로 바뀌면서 경영혁신실장에 누가 될지가 롯데그룹의 올해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롯데 내부에선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황 사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황 사장은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 개장을 직접 챙겼고, 상장을 앞두고 있는 호텔롯데도 관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황 사장은 신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면서 고 이인원 부회장 부고 이후 정책본부를 이끌고 있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통업 전문가로 손꼽히는 소진세 사장은 유통 사업부문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 관련 회의를 개최하고 그룹의 모든 계열사를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총 4개 부문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각 사업부문은 향후 선임될 부문장이 총괄한다.
▲ 황각규 사장은 신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면서 고 이인원 부회장 부고 이후 정책본부를 이끌고 있어 혁신경영실장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통업 전문가로 손꼽히는 소진세 사장은 유통 사업부문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지주사 전환 호텔롯데 상장 변수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중심의 ‘원롯데’를 위한 핵심 중 하나로 지주사 전환을 꼽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0월 대국민 사과에서 그룹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 의지를 드러낸 만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선 계열간 순환출자 고리 해소가 지주사 전환의 첫걸음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67개로 줄였지만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남은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해야 한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네 곳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 합병, 분할합병 등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주주와 구성원, 고객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계열사 4곳 중 롯데제과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롯데쇼핑(7.86%) 롯데칠성음료(18.33%), 코리아세븐(16.50%), 롯데리아(13.59%), 롯데푸드(9.32%), 롯데정보통신(6.12%) 등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 등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각 계열별로 투자회사를 합병하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면서 동시에 합병회사에 대한 신 회장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동빈 회장은 22~26일까지 네차례에 걸쳐 롯데제과 4만18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롯데그룹측은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는 관계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선 지주사 전환을 위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선 지주사 전환 최종 단계로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합병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적인데 지난해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로 상장이 지연되면서 언제 상장이 될지 불투명하다. 신 회장이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유죄를 받을 경우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은 몇년간 뒤로 미뤄지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대표이사가 배임·횡령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상장을 3년 동안 제한하는 규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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