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형시장육성사업, 지원금 4억5천만 원 집행 종료 1개월 전

▲ 마포농수산물시장이 골목형시장육성사업에 선정돼 4억5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사업을 진행했으나, 정작 상인들에게는 체감도가 높지 않고 효과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진 / 오종호 기자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마포농수산물시장이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어 지난해 9월 9일부터 사업을 시작해 종료를 한 달 여 앞두고 있다.
 
총 예산 4억5,250만원이 투입되는 이사업의 내용은 ▲특화환경조성 ▲상품특화지원 ▲디자인특화지원 ▲문화ICT특화지원 ▲교육 및 이벤트 홍보 등 5개 분야에 12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1월 14일 현재 94%의 진척율을 보이고 있는 이 사업은 지난 13일 시장에서 열린 ‘해피박스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경과보고를 했고, 참석한 박홍섭 마포구청장 등 지역 주요인사로부터 “전통시장의 자생력과 경쟁력확보에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실제 입점상인들에게는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개별 또는 집단 인터뷰를 통해 반응과 평가를 들어봤다. 인터뷰에 응한 상인들은 7명으로 과일, 채소, 수산 등 품목별로 골고루 이루어졌고, 문제점 또는 개선사항 위주로 의견을 청취했다. 활발한 의사표현을 위해 인터뷰 당시의 약속대로 상인들의 실명은 생략하고 의견위주로만 정리했다.
 
◆상인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참여부족...번영회와 공단의 리더십 부족
사업전체적인 평가는 “사업내용에 시설투자가 없어 아쉬웠다”, “세일행사를 할 경우 가격보전으로 더 산 가격에 판매했으면 한다”는 등 사업내용 외의 부족한 사항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또 사업을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이 주도한 것에 대해 “공단으로서는 수고가 많았으나. 상인번영회가 보다 능동적으로 주도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면서 보다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사업의 수행을 위해서는 상인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마포농수산물시장이 골목형시장육성사업에 선정돼 4억5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사업을 진행햇으나, 정작 상인들에게는 체감도가 높지 않고 효과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진 / 오종호 기자

일방적인 사업진행과정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사업초기에 상인들이 필요한 사항에 대한 의사표시와 의견수렴이 서로 부족했다”거나 “사업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 용역수행업체가 제시한 대로 따라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상인은 “사업초기를 전후해 시장의 서울시 환수라는 큰 문제가 생겨 상인들 간, 상인들과 번영회, 공단 간의 의사소통이 부족하고 관심도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사업에 대한 상인들의 체감도와 이해도는 낮았고, 그만큼 효과를 실감할 수 없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또 사업주체와, 상인, 위탁사업자 간의 소통도 부족해 의혹이 생기면 점점 커져갈 뿐 해소가 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공단 관계자는 “상인번영회와의 충분한 소통과 협의가 이루어졌다”고 했으나 막상 번영회와 상인들 간의 소통은 부족했고, 번영회의 사업주도력도 미미하다는 의견이다.

한편 2015년도에 시작된 이사업은 지난해에는 마포농수산물시장 등 68개소가 3월 3일에 지원대상에 선정됐는데, 위탁대행사 선정 등의 과정을 거치며 사업의 착수는 9월 9일로 6개월이나 경과돼 실제 사업기간이 6개월로 부족했고, 기간 연장도 불가능해 수행담당자로서는 애로가 많았다고 한다.
 
▲ 마포농수산물시장이 골목형시장육성사업에 선정돼 4억5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사업을 진행햇으나, 정작 상인들에게는 체감도가 높지 않고 효과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진 / 오종호 기자
상인들 입장에서는 사업전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주로 눈에 띄는 사업에 대한 의혹제기가 많았는데, ‘농수산물 중앙통로 천장 POP 조성’사업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디자인이 조잡하다”, “품목에 따른 매장구역 표시가 아니라 무작위로 설치되어서 오히려 혼란을 준다”, “구역표시 기능을 안할바에야 무슨 소용이 있나”라는 등의 의견이었는데, 의구심과 불만은 예산에 대한 의심으로도 이어졌다.

“전체 예산이 1,234만원이라는데 현수막 25장, 대형현수막 1장, 크레인 등 설치비를 아무리 따져봐도 그 절반의 비용이면 충분했을 것 같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헷갈리는 현수막, 유인효과 없는 공연과 행사, 진행상의 혼선
예산에 대한 의심은 다른 사업에도 있었는데, ‘시장축제 및 공연장 주말공연’ 사업비 4,725만원도 과다책정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는 상인들이 있었다.

이 사업으로는 시장축제 3일 씩 3회, 주말공연 10회로 총 19일 간 진행됐는데, 단순히 일수로만 나누어도 1일 평균 250만원 정도라는 관계자의 설명을 전하자 해당 상인은 대체로 수긍하는듯해 보였다. 축제나 공연 등은 진행된 횟수를 다 실감하기 어렵고, 경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
 
축제나 공연 등의 목적은 외부고객 유인인데, 이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밖에서 행사하느라 시끄러우면, 그 시간에는 구경하느라 시장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오히려 줄어든다”, “행사를 하나 안하나 별 차이를 모르겠다”, “행사 때는 경품도 주고 하니까 손님이 느는 것 같다” 등으로 나뉘었는데 품목과 매장의 위치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장별 품목별특성을 고려하지 않은데서 오는 불만은 또 있었는데, 수산매장을 제외한 과일, 채소 등 70여개 매장에 지원된 ‘상점 진열대 개선’사업인데, 매장별로 2, 3, 4단 모두 16개의 진열대(350×500×10)가 최근 지급됐다.

이에 대해 “가게마다 진열방식이나 공간배치가 다 다른데, 획일적인 사이즈를 지급하니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불만이 있었다. 일부 매장에서는 쓸모도 없고 버리기도 어렵다며 아예 수령을 거부한 곳도 있었다.

이러한 불만 역시 사전 의견수렴과 협의가 부족해서 발생된 것으로 보이는데, 수산물 매장의 경우 사전협의를 통해 진열대 대신 조명 2개씩의 설치로 변경한 것을 보면 전혀 소통이 없지는 않았으나 전체적인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 마포농수산물시장이 골목형시장육성사업에 선정돼 4억5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사업을 진행햇으나, 정작 상인들에게는 체감도가 높지 않고 효과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진 / 오종호 기자
그밖에도 ‘꾸러미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참여율이 떨어졌으며, 김장담궈가기 행사에도 시장 상인의 물품을 구매하지 않았다는 불만들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단지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구성원들 사이에 전반적인 불신과 불통이 잠재한다는 것인데, 그 단적인 예의 하나가 일정금액 이상의 구매고객에 대한 경품행사였다.
 
5만원 이상의 구매고객에게 경품권을 주고 추첨을 하는 이벤트에서 다농마트의 구매고객은 제외하기로 했었던 것이 영수증 회수가 부족하자, 다농마트 구매고객에까지 확대했고, 이 과정에서 번영회와 상인들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났다.
 
다농마트 고객은 대상으로하지 않기로 했던 경품행사에 5만 원 이상의 구매고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번영회측에서는 다농마트 구매고객까지 대상을 확대했고, 이를 문제 삼은 한 번영회 임원을 제명하기에까지 이른 것이다.
 
◆상인들 내부 갈등도 드러나...상인의 관심도와 참여도 높이는 계기 돼야
해당임원은 “중소기업청에 문의 결과 사업계획서에 (경품대상에) 다농마트가 해당이 안 되고 사업 지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시정조치 감사대상이라고 했다”면서 “이 문제를 상인 전체 카톡방에 올렸더니, ‘혼란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번영회 이사에서 제명됐다”고 호소했다.

그는 “5만원 구매고객이 부족해 경품행사 진행이 어렵다면 차라리 2~3만원으로 금액제한을 낮추는 것이 더 고객참여와 행사성과에 바람직햇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 임원은 번영회의 전횡과 일방적인 사업추진에 대해 많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었다.
“2015년 새우젓축제에서 메뉴에도 없는 고기값 280만원이 재료비로 계상되고, 인건비가 200만 원가량 보고금액이 달라지는 등 불투명한 운영은 물론이고, 상인들의 요구는 무시한 채 독선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마포농수산물시장이 골목형시장육성사업에 선정돼 4억5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사업을 진행햇으나, 정작 상인들에게는 체감도가 높지 않고 효과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진 / 오종호 기자
어떠한 이유에서든 운영상의 문제제기에 해명이나 시정은커녕 당사자를 제명시켰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고, 운영상의 또 다른 문제점이 더욱 많지 않을까하는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이들의 얘기는 어느새 상인번영회에 대한 성토로 이어졌는데, 매년 해야할 결산보고가 3년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맞는다면 이는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침체된 마포농수산물시장의 운영활성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신 성장 동력 구축으로 서울 서북권을 대표한 전통시장으로 육성하고자함”을 그리고 “마포농수산물시장만의 특징과 개성을 살린 특화상품을 중점개발하고 시장 내 행사유치를 통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이 즐겨찾는 문화관광형 명품시장으로 도약”를 목적으로 한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이 이루고자한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것은 마포구 주민은 물론이고, 시장 이용고객 등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사전의견수렴, 진행상황에 대한 홍보, 상인들에 대한 협조와 이해 당부, 진행과정의 투명성과 참여보장, 능동적인 문제해결능력 등 사업추진 전반에 대한 미숙과 부족함이 드러나 아쉬움을 남긴 사업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상인 상호 간, 상인과 번영회, 상인과 공단, 공단과 번영회 등 각각의 소통 주체들 간의 소통이 부족했고, 이런 부조화와 무관심 속에서 더욱 더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사업프로젝트가 시너지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한편으로는 내부의 갈등을 드러내기까지 한 것에는 단지 일회성의 진단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반성과 모색의 계기가 되어야하지 않을 까하는 것이 인터뷰 상인들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바람과 기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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