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K측이 안종범 전 수석에 보낸 문자 공개. LG도 ‘구본상 부회장 특사’ 호소문자

▲ SK그룹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부탁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LG그룹도 구본상 부회장의 특사를 호소하는 문자를 안 전 수석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공동취재단)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SK그룹과 LG그룹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구속수감 중)에게 총수들의 사면을 부탁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최순실씨와 안 전 수석의 3차 공판에서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무렵 안 전 수석의 사면 관련 동향이 파악됐다"며 기업 임원들이 사면을 부탁한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2015년 8월 13일 안 전 수석에게 "SK 김창근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 사면시켜 주신 것에 대해 감사감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다음날 새벽 0시를 기해 최태원 회장은 교도소를 나왔다.
 
최태원 회장은 회사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었으나 2년7개월만에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당시 구속중이었던 재벌 총수 중엔 유일하게 석방됐다.
 
이에 앞선 2015년 7월 24일 김 의장은 옥중에 있는 최 회장을 대신해 박 대통령과 독대하고 최 회장 사면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그보다 앞서 이만우 SK그룹 PR팀장은 "조선일보 수뇌부와 만나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 회장 사면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사설을 써준다 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안 전 수석에 보냈다.
 
김창근 회장은 이듬해 1월에도 안 전 수석에게 "최태원 회장 사면 복권 시켜준 은혜 잊지 않고…"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거듭 감사의 뜻을 밝혔다.
 
LG그룹이 안 전 수석에게 사면을 청탁한 정황도 드러났다. 하현희 LG 사장은 지난해 7월 안종범 수석에게 "LIG건설 구본상 부회장이 4년 형을 95% 복역했다. 광복절 특사 후보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 피해자들에게 모든 배상을 했고 상당기간 복역하며 깊은 반성을 했다. 사회공헌 활동도 했다“며 특사를 검토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다만 구본상 부회장은 광복절 특사 대상에서 제외됐고, 지난해 10월 만기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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