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사회 부조리에 둔감한데, 중고생은 날카롭게 지적해...정치인이 배운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3일 “유관순 열사가 독립 운동 나선 게 만19세, 4.19 혁명의 주역 김주열 열사가 3.15부정선거 반대의거 나선 게 만 16세”라고 말했다. ⓒ한국청소년재단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북한은 17세부터 선거권을 가진다”면서 “어른들은 부조리에 둔감하지만, 청소년들은 날카롭게 지적한다”면서 18세 선거연령 인하에 대해 적극적인 찬성의사를 밝혔다.
 
문 전 대표는 한국청소년재단(이사장 김병후)이 13일 서울 마포구 오전 서울 마포구 신한류플러스에서 개최한 '18세 선거권 이야기' 간담회에 참석해 “촛불집회에서 청소년들의 발언을 듣다보니 처음에는 기특하다, 대견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듣다보면 거꾸로 어른들이 배우게 되더라”고 촛불집회 현장에서의 느낌을 전했다.
 
그는 이어 “어른은 사회 부조리에 대해 그러려니 둔감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중고등학생이 순수한 마음으로 날카롭게 지적해줘서 정치하는 우리가 부끄럽고 많이 배우게 된다”며 청소년들의 정치적 열정과 순수성을 높이 평가했다.
 
문 전 대표는 “고등학생이 역사의 주역인 경우가 많았는데 유관순 열사가 독립 운동 나선 게 만19세, 4.19 혁명의 주역 김주열 열사가 3.15부정선거 반대의거 나선 게 만 16세”라면서 “저도 고1, 만 16세 때 박정희 3선 개헌반대시위를 해서 휴교조치를 당했다”고 소개했다.
 
문 전 대표는 “OECD 34개국 중 19세는 우리나라뿐이다. 다들 18세이거나 16세도 있다. 세계에서 선거제도 가진 230개국의 93%가 18세 이하”라면서 “아마 북한도 17세죠? 그렇죠. 19세는 아주 부끄러운 것”이라고 세계적인 실상을 설명했다.
 
그는 “제가 지난번 대선 때도 공약하고 총선 때도 공약했는데 반대하는 정당에서는 당리당략 때문에 반대한다고 한다”면서 “18세를 비롯한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젊은이에게 지지 받지 못하면 정치 말할 자격이 없다”고 선거연령 인하에 반대하는 일부 정치인을 비판했다.
 
그는 또 “고3은 교육정책, 입시제도, 반값등록금, 청년일자리, 청소년 정책의 가장 직접적 이해관계자고 소비자”라면서 “이런 사람이 정치 참여하면서 유권자로서 자신의 주장을 말할 수 있어야지만 정치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청년에게 미래 희망 안기는 것도 정치, 헬조선 절망을 안기는 것도 정치, 학교 현장을 청소년에게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도 정치”라며 “좋은 정치가 돼야 대한민국의 희망이 생기고 청소년에게 미래가 생긴다”고 청소년 정치참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촛불민심은 구시대 적폐청산, 나라다운 나라 만들자고 하는데 거기에 우리 청소년, 중고등학생이 당당히 참여해 자기 목소리 내고 있다”면서 “나라다운 나라,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나라 만들 때까지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으자”고 간담회에 참석한 청소년에게 당부했다.
 
▲ 한국청소년재단이 13일 개최한 '18세 선거권 이야기' 간담회에 참석한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청소년, 학부모들. ⓒ한국청소년재단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국회 행정안정위 산하 안전 및 선거법심사소위원장인 박남춘 민주당 의원은 선거연령인하안이 법안소위를 만장일치로 통과된 과정을 설명하고 “전체회의 표결 앞둔 시점에서 여당 간사(윤재옥 의원)가 상정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내서 진통을 겪다가 끝내 통과 시키지 못했다”고 전체회의 안건상정 무산과정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인디언이 기우제 지내면 비가 온다. 왜? 될 때까지 지내니까”라며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선거법 개정안의 통과의지를 밝혔다.
 
동석한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고3때 배운 게 정치경제다. 제가 제일 싫어했는데, 이 바닥에 와서 일할 줄 몰랐다”며 “정치경제를 배우는 가장 최고의 실습이 투표다”라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선거연령 인하를 위한 슬로건을 만들겠다며 “낭랑 18세라는 게 있다. 낭랑 대신 앞에 두 자리를 무슨무슨 18세로하면 좋을지 제안해 달라. 200명만 의견을 모으면 답이 나온다”면서 “여러분이 슬로건만 완성해주시면 제가 밤을 새서라도 디자인해드리겠다”고 슬로건 공모를 제안했다.
 
이 간담회에는 서울을 비롯 부산, 마산, 순천 등의 고등학생과 학부모 등이 참가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황인국 한국청소년재단 상임이사는 18세 선거연령인하 등을 위해 지난해 ‘생활정책연구원’을 설립해 적극적인 청원운동을 펼치고 있고, ‘18세 선거권 국민연대’ 공동대표로도 참여해 관련 법안통과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북한에서는 헌법으로 최고인민회의와 각 지방 인민위원회의 위원을 직접 선출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데,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17세 이상의 공민 그리고 나이에 관계없이 군대에 복무하는 공민에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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