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사회 발표… ‘최순실 게이트’ 연루 등 변수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박현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금 한창 포스코 사외이사진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심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2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4일 이명우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 의장은 “권오준 회장 연임 여부를 이사회 전까지 결정하겠다”며 “전임 회장, OB 모임, 국민연금, 주주, 외국인 투자자 등 여러 이해당사자로부터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권 회장의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 불거지며 특검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회장 연임 여부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에 대해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구조조정 감행으로 흑자 전환
당초 권오준 회장의 연임에는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포스코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가장 큰 이유다.
 
무엇보다 지난 3년 임기 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 지난해 3분기까지 1조34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려 포스코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특히, 같은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7,476억원, 영업이익 1조343억원을 달성해 4년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의 위상을 과시했다. 부채비율은 70%대까지 낮추며 재무구조 개선도 이뤄냈다. 지난해 2월 하향조정됐던 신용등급이 8개월만에 다시 상승한 것도 이와 관련이 크다.
 
다만, 지난 2015년 계열사 총체적 부실과 중국 저가제품의 공세로 9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개시하며 강한 추진력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물론, 이 기간 동안 권 회장이 큰 성과를 올린 요인 중 하나가 중국발 철강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이 컸기 때문이라는 일부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 ‘최순실 게이트’ 연루, 연임 가도 걸림돌
그러나 지난해 10월 ‘최순실 게이트’가 일파만파 확대되는 가운데 권오준 회장의 연루 의혹이 제기되며 연임 가도에 걸림돌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권 회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차은택 씨 등의 포스코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강탈, 미르·K스포츠 재단 49억원 출연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급기야 지난달 29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4년 3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하며 특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와 괸련해 권 회장이 포스코 수장 자리에 올랐을 당시 자격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포스코 회장의 자격은 포항제철소 등 현장경험이 있는 등기이사여야 한다는 것이 사내 기본적 인식이었다. 하지만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RIST) 원장 출신인 권 회장은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적 의혹에 휩싸이게 되면서 권 회장의 연임에도 상당한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1월 10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 철강협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권 회장은 행사가 끝난 후 ‘연임 가능성’, ‘최순실 게이트 연루’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시종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날 행사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철강업계 대표 및 임원, 학계 및 연구소, 철강 수요업계 등 관련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으나 관심의 초점은 권 회장에게 집중됐다.
▲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가운데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 특검 수사, 변수로 작용할 수도
오는 3월 17일 3년 임기가 만료되는 권오준 회장은 지난달 9일 열린 이사회에서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비철강 부문의 고유 기술 상업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어 “경영실적 개선에 매진하다보니 후계자 양성에 다소 소홀히 한 측면이 있어 미래 리더 육성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재 6명의 포스코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는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도 검증작업을 통해 권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한 뒤 오는 25일 이사회에서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 권 회장이 특검 수사를 받게 되고, 그 과정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의혹이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나거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경우 포스코 회장 연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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