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정치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고 고려할 시점 아냐”

▲ 대선 출마를 시사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반 전 총장 측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를 따라 발길을 결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유엔본부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대선 출마를 시사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반 전 총장 측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를 따라 발길을 결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이도운 반 전 총장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반 전 총장이 직접 하는 말을 전하기 때문에 제가 전하는 말은 반 전 총장 측의 공식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민심의 향배를 살핀 뒤 연대나 창당 등을 비롯한 대선 출마 관련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이 대변인은 “지금은 정치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고려할 시점이 아니다”라며 “서민, 취약계층, 청년층의 삶의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반 전 총장이) 알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항에서는 주로 국민 화합과 국가 통합에 관한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경호와 의전 등 관련 수행원도 가급적 줄이고 단출하게 다닐 방침임을 밝혔다.
 
그런 차원에서 당초 12일 오후 인천공항에서의 귀국 보고 직후 공항철도로 사당동 자택까지 가려던 계획 역시 국민 불편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해 취소하고 승용차를 통해 이동할 것이라 이 대변인은 전했다.
 
또 반 전 총장은 앞서 언급한 대로 민심에 귀 기울이는 데 집중해 설 연휴까지 전국을 돌며 민생 행보를 이어가는 반면 정치인들과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반 전 총장에 대한 귀국 뒤 공식일정은 13일 현충원에서 역대 대통령 묘역에 모두 참배하고 자신의 보좌진과 상견례를 가진 뒤 14일엔 고향인 충북 음성으로 내려가 모친을 뵙고 꽃동네도 찾는 정도로 잡혀 있다.
 
이밖에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하고, 세월호와 관련해 팽목항을 직접 방문하는 계획도 잡아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이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이미 밝혔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 (귀국 시) 육성으로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답했고, 동생인 반기상 씨의 조카 반주현 씨가 미국 연방법원에 뇌물 혐의로 기소된 문제에 대해서도 “반 전 총장도 보도를 보고 알고 굉장히 놀랐을 것”이라며 전혀 아는 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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