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치
기로에 선 국민의당, ‘대선전략’ 자강인가 연대인가‘자강론’ 내세운 안철수, 당 지도부의 ‘연대론’에 제동 걸어
김민규 기자  |  sisafocus01@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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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0  21:05:48
   
▲ 국민의당 지도부가 적극 검토하려던 '대선 연대론'이 당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의 '자강론' 주장에 직면해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지난달 29일 치러진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자신이 지지했던 김성식 의원이 호남 중진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주승용 의원에게 패한 이후 당 단배식을 비롯한 공식 일정에 모두 불참한 채 칩거에 들어갔던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강론’을 들고 나와 직접 주도권 장악에 나섰다.
 
칩거가 아닌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는 안 전 대표는 주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이 오히려 그간 일각에서 제기해온 ‘안철수 사당’론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는 자신감까지 내비치며 대선 준비에 임하려는 듯 광폭 행보에 들어갔는데, 원내대표 경선 이후 안 전 대표의 칩거 아닌 칩거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던 호남 중진들은 이젠 돌아온 그가 갑작스레 꺼내 든 ‘자강론’에 당혹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당초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여당의 추락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당 지지율은 물론 안철수 후보만으로 대선 경쟁에 나서는 데에도 부담을 가진 호남 중진들은 현실적으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설 수 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통해 대선 승리를 이루겠다는 차원에서 반 전 총장을 영입하려는 바른정당 등 여러 세력과 선거 연대에 나설 뜻을 피력한 바 있는데, 돌연 안 전 대표가 내놓은 ‘자강론’의 경우 이와 상반되는 전략이다 보니 난감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안 전 대표와 호남 중진 사이의 대선 전략에 대한 이견이 곧 당내 갈등으로 비쳐지게 되면 지금도 저조한 당 지지율에 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최근 호남 중진들은 일단 안 전 대표의 ‘자강론’ 쪽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무엇보다 주요 지지 기반인 호남의 민심 역시 ‘연대론’에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점 역시 이 같은 판단을 내리는 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연대론’ 가능성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닌데,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따라 대선 정국이 새로운 구도로 재편될 여지도 없지 않은 만큼 당내 ‘선거 연대’ 주장 역시 이때를 기점으로 다시금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민주당은 대선 국면으로 돌입해 당내 여러 주자들 간 레이스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대선 전략’이란 밑그림조차 확정하지 못한 국민의당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연대론’ 힘 싣던 국민의당 지도부, ‘안철수 딜레마’ 빠져
 
지난 총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점쳐졌던 야권 분열이란 상황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선전하며 어느 쪽의 참패도 없이 1라운드를 넘긴 바 있어 대선이라는 2라운드를 앞둔 이 두 정당은 다시금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지만 벌써 대선 경선 룰까지 논의에 들어간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당은 소속의원인 안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란 후보 외엔 마땅한 대선후보를 내놓지 못하면서 대선판을 키우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문 전 대표의 대항마 격이자 창당주체인 안 전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정부여당의 악재에도 반등하지 못한 끝에 이제 민주당의 이재명 성남시장에게마저 밀려나는 상황에 처한 데다 일찍이 이에 대비해 시도되어온 손학규 전 지사나 정운찬 전 총리 등의 원외 인사 영입 역시 사실상 불발되면서 외연 확장에 실패했다는 데에 그 원인이 있다.
 
여기에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야권 지지층이 대선을 앞두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야권 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전략투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면서 그간 ‘반문 정서’에 기대 강세를 보여 왔던 호남이란 본진에서조차 민주당에 지지율을 크게 역전당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대선 승리는 고사하고 장차 당의 존망조차 위태로워진 국민의당 지도부는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비박계가 세운 ‘바른정당’ 등과 손을 잡아서라도 이른바 ‘제3지대’를 구성해 여기에 반 전 총장이 함께 함으로써 민주당과의 대선 경쟁에서 ‘판 뒤집기’에 나선다는 최후의 수단에 기대게 됐다.
 
이 때문에 김동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정치는 현실”이라며 “계파 패권주의를 청산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청산하기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듯 (비박계와도) 부분적 연대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연대론’에 불을 지핀 데 이어 8일에도 “(비박 신당인) 바른정당이 합리적·개혁적 보수에 대한 지향점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연대의 고리가 될 수도 있다”고 거듭 비박계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패권주의 세력과의 연대는 없다”면서 지난 5일 민주당에서 제안한 야권통합 제안엔 단호히 거부했는데, 애당초 대다수 국민의당 의원들이 현재 민주당의 주류인 친문세력과의 갈등 끝에 탈당한 인사들인 만큼 지난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타협의 여지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국민의당의 태도에 바른정당 측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10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패권세력인 새누리당과는 함께 할 수 없다면서도 국민의당과는 과거 DJP연대와 같은 연립정부 형태의 대선 연대도 이뤄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물론 그가 이 발언을 내놓은 시점이 국민의당에선 대선 전략을 놓고 갑론을박 하는 와중이다 보니 일각에선 진정으로 연대 의사를 표한 게 아니라 ‘대통합’을 기치로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기 위해 형식적으로 내놓은 일종의 정치적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도 나오고 있는데, 앞서 바른정당 측에서 유승민 의원이 대북안보 관련 노선 차이를 들어 안 전 대표 외엔 국민의당 측과 함께 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드러냈던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저조한 가운데 대선 승리를 위해선 현실적으로 반 전 총장과 함께 하는 방법 외엔 대안이 없는 국민의당으로선 바른정당 측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든 연대하려는 의지가 강한 실정이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선 현재 내세우기엔 승산이 불확실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대선주자인 안 전 대표의 의중과 그리고 여당 출신인 비박계와의 연대가 추진되는 데 대한 호남 민심의 반응이란 두 가지 요소를 풀어나가는 게 급선무다.
 
◆ ‘계륵 후보’ 안철수, 자강론으로 전기 맞이할까
 
그러나 현재 이 두 가지 모두 매우 부정적이란 점이 당 지도부가 ‘연대론’을 과감히 밀어붙이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로 꼽히고 있는데, 특히 창당주체임에도 호남 중진들에게 사실상 주도권을 잃은 안 전 대표는 ‘주객전도’가 된 당 상황부터 뒤바꾸려는지 ‘자강론’을 내세우고 국면전환에 나서고 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지난 4일 “연대보다 자강이 먼저”라면서 “자신이 속한 정당에 대한 믿음이나 그 정당 내 대선후보에 대한 믿음 없이 계속 외부만 두리번거리는 정당에 국민들이 믿음을 주지 않는다”고 자강론을 내세운 바 있는데,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이번 대선에 대해 “결국은 문 전 대표와 저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선택받을 자신이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런 자신감을 증명할만한 지표상 변화가 특별히 나타난 건 아닌데도 그가 이 같은 주장을 펴는 데에는 창당주체인 자신이 이미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무작정 호남 중진들이 추진하는 ‘연대론’에 휩쓸려 결국 반 전 총장의 대선 경선판만 키워주는 장기말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아예 안 전 대표는 “공학적인 연대를 시도하기보다는 국민의당을 개방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며 제3지대 등의 다른 곳이 아닌 국민의당에서 반 전 총장과 경선을 치르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는데, 반 전 총장이 이에 응할 가능성을 높게 보긴 어렵지만 적어도 경선부터 ‘들러리’가 되는 것만은 피하려는 차원에서 내놓은 선언적 성격의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 주승용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내부의 화합과 단합이 절대 중요하다. 자강론이 우선”이라며 그간 보이던 적극적인 ‘연대론’ 주장에서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그럼에도 당의 근간인 호남 민심이 바른정당과의 선거 연대에 대해 부정적이란 점은 비록 선언적일지언정 그의 발언에 힘이 실리게 만들고 있는데, 여기에 당 지도부가 제3지대 등을 통한 연대를 추진한다 해도 안 전 대표란 자당 후보가 반 전 총장과의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대선 연대에 나섰다는 상징적 의미를 보여줄 수 없게 되다보니 그가 내세운 ‘자강론’을 그저 간과해버릴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주승용 원내대표도 10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내부의 화합과 단합이 절대 중요하다. 자강론이 우선”이라며 그간 보이던 적극적인 ‘연대론’ 주장에서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변화된 기류에 힘입어 안 전 대표는 앞서 지난 9일 ‘충청북도당 2017 당원 대표자대회’에선 “시대정신이 정권교체”라며 “반 전 총장은 기득권층과의 연관성이 없는지와 개혁적인지에 관한 의문을 풀어주지 않고 있다”고 직접 날을 세우기까지 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가 분명해지고 ‘자강론’의 현실적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조기 대선을 앞두고 마음이 급해진 당 지도부가 입장을 번복하고 다시 연대론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어 안 전 대표도 빠른 시일 내에 ‘자강론’을 가시적으로 증명할 성과를 스스로 도출해내지 않으면 또 다시 당내에서 고립되어버릴 여지가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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