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안하니까 우리가 한다" 태극기 달기 운동에 빠져 사는 사람들

▲ 태극기를 게양하고 뺏지를 달아주는 활동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태극기무궁화사랑회 회원들 ⓒ마포땡큐뉴스

요즘 국경일에 태극기를 계양하는 가구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며, 마포구를 중심으로 집집마다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이는 이들이 있다.
 
사단법인 태극기무궁화사랑회의 이경주 총괄위원장은 “태극기는 우리 대한민국의 표상이고 거울이다. 태극기의 소중함을 알면 애국심도 함양된다”며 “과거 월남이나 중동 등 해외에 갔을 때 태극기를 보면 90%는 다들 울었다. 그럴 때 국가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고 목소릴 높였다.
 

▲ 무료로 태극기를 나눠주고 있는 사단법인 태극기무궁화사랑회 회원들 ⓒ마포땡큐뉴스

그는 태극기 달기 운동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선, 공직자들이 국경일에 태극기를 달지 않는 모습을 보고 나서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국기의 소중함을 교육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태극기 달기 운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당연한 일이지 선행이 아니다. 나나 사무국장이나 회원들은 왜 이걸 하겠나. 바로 ‘당신이 안하니까’”라고 목소릴 높였다.

▲ 태극기 달기 운동을 준비하고 있는 사단법인 태극기무궁화사랑회 회원들 ⓒ마포땡큐뉴스

그는 "국기를 왜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다냐" "국기를 다는 건 자유인데 강제로 다냐"며 지역 주민들의 항의를 많이 받았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를 심고 가꾸는 것을 학교에서도 보기 힘들다”며 “태극기달기 운동과 함께 무궁화 한그루씩 심기 운동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태극기무궁화사랑회는 지난 5월 서울시로부터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인가받았다.
 
다음은 이경주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태극기 달기 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지난 2014년 8월 15일(광복절) 우연히 마포지역 국회의원 집 근처를 지나가는데, 그집에 국기가 안 달렸더라. 그래서 관변단체 수장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등 32명의 주소를 입수해서 국기를 달았는지 여부를 전수 조사를 했다. 그런데 한 집도 안 달았더라.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사진 찍어 기록을 해뒀다. 이후에도 10월 1일(국군의 날), 10월 3일(개천절), 10월 9일(한글날)에도 계속 국기를 많이들 안 달더라. 그래서 이듬해 삼일절 아침 7시부터 이들의 집을 다 체크해서, 국기를 달지 않은 사람들을 기록해 뒀다가 인터넷에 올렸다
 

▲ 태극기를 게양 할 수 있는 깃대꽂이를 설치하고 있는 사단법인 태극기무궁화사랑회 회원들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한 정청래 의원을 규탄하는 시위를 집앞이나 사무실 등에서 수차례 했었다. 그런데 결국엔 정 의원도 삼일절에 국기를 집에 달더라. 특이한 점이 있다면, 정 의원이 사는 아파트가 평소엔 (국경일에)3~4가구 정도만 국기를 달았는데, 정 의원이 국기를 다니까 30~40가구가 국기를 달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사단법인 허가 이후 활동은?
마포구청 자치행정과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집집마다 국기달기 운동했는데 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지난 5월 사단법인으로 인가가 나면서 태극기 달기 운동을 했는데, 가장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국기 꽂이가 거의 설치돼 있지 않는 거였다. 1개동 약 2천400가구를 파악했는데 꽂이가 있는 데가 10가구도 안되더라. 그래서 제헌절을 기해 마포구청장이 사는 신수동의 각 가정마다 꽂이를 붙이고 국기를 달아줬다.

▲ 태극기를 게양하고 뺏지를 달아주는 활동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태극기무궁화사랑회 회원들 ⓒ마포땡큐뉴스

국기를 다는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갈등은 없었나?
사실 하루에 100가구도 달기 힘들었다. 사람들 항의를 많이 받곤 했다. ‘왜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다냐’ ‘국기 달고 안 달고 하는 건 자유인데 왜 강제로 하나’라며 특히 젊은 세대들이 많이 항의하더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돈도 물어주기도 했지만, 광복절 끝날 때쯤엔 마포구내 11개동을 가가호호 다 달아줬다.


태극기가 본인에게 상징하는 바가 있다면?
내 소신은 그렇다. 태극기는 우리 대한민국의 표상이고 거울이다. 애국심이라는 것도 우발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태극기의 소중함을 알면 애국심도 함양이 된다. 특히 우리는 6.25세대라 월남이나 중동 등 해외에 갔을 때 태극기를 보면 90%는 다들 울었다. 그럴 때 국가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우리 국가가 없으면 태극기도 없지. 선진국일수록 특히 미국도 국기를 소중히 여기지 않나. 그런데 우리나라는 80년대 이후로 국기를 굉장히 소홀히 여기는 거 같다.
 
우리가 나서면서 지역에서 태극기 다는 가구가 대폭 증가했다. 우리가 재정이 있다면 국기도 적극 나눠주고 싶지만, 아직 정부에서 지원이 없어 우리 회원들이 후원자들을 찾아 소액씩 기부 받아 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답답한 점이 있다면, 각 시민단체나 언론 등에서도 (국경일에는) ‘국기를 달자’ 일절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활동하는 회원은 얼마나 되는지?
등록 회원은 몇백명 되지만, 태극기 달기 운동은 몸으로 때워야 하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서 뛰는 회원은 10여명 안팎이다. 또 국기꽂이를 다는 건 전문기술도 있어야 한다. 국기꽃이를 붙이려면, 굳기 전인 3분 내에 붙여야하는 어려움도 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삼복더위에 회원들이 참 고생을 많이 했다. 

▲ 태극기와 뺏지를 달아주는 활동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태극기무궁화사랑회 회원들 ⓒ마포땡큐뉴스

태극기 달기 운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낀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수고한다고 격려해줄 때다. 우리가 일하는 것을 이해해주고, 격려의 말을 해줄 때다. 난 이것(태극기 달기 운동)이 좋은 일이라고까진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지 선행이 아니거든. 그러니까 국민 의무사항이 아닌데, 나나 사무국장이나 회원들은 왜 이걸 하겠나. 바로 ‘당신이 안하니까’다. 또 영리사업이라면 여기까지 안 왔을 거다. 우리가 구걸해서 후원금 받고, 몸으로 고생해서 하는 거거든.
 
사회에선 소위 유지라는 사람들이나 저명 인사들이 (태극기 달기 운동)을 해야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더 안달고 우리를 이상하게 취급하더라. ‘국가에서도 안하는데 당신들이 왜 하냐고’ 거의 70%가 그래요. 그럴 땐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 실망스러울 때도 참 많다. 그래도 여름에 태극기달기 운동을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수고하신다’며 물 한 컵이라도 가져다주면 참 고맙다. 또 혹시라도 놓친 집에서 ‘우리집도 해주세요’ 라고 연락이 오곤 한다. 그럴 때 참 보람을 느낀다.
 
무궁화 심기 운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무궁화는 나라의 국화 아닌가, 모든 공무원이나 공직자들이 달고 있는 뱃지는 무궁화 모양으로 돼 있다. 그런데 집은 물론이고 학교에서도 무궁화를 심지 않는다. 말로만 우리나라 꽃인데, 심고 가꾸질 않는다. 정부도 무궁화 개발에 소홀하다. 그래서 우리가 태극기달기 운동과 함께 무궁화 한그루씩 심기 운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내년 봄에 구청에서 무궁화 묘목이 오니, 활발하게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끝으로, 태극기의 소중함에 대해 더 강조할 게 있다면?
내 소견은 그렇다. 국기를 소중히 여기면 국가의 소중함도 알게 된다. 또 국기가 있기 때문에 국가가 있고 한 나라의 상징 아닌가. 태극기가 국가 정체성의 모태 아니겠나. 초등생들이 할머니 졸라서 ‘국기 달아야 한다’고 하고, 태극기 뱃지 나눠주면 ‘저도 하나 달라’고 하는 그런 아이들이 더러 있다. 아직 그런 교육이 가정과 학교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국기의 소중함을 교육시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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