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가 부를 노래 아니다” 격노 이후 직접 공연

▲ 신중현씨의 장남인 록그룹 시나위 기타리스트 신대철씨가 예고대로 오는 31일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아름다운 강산’을 연주한다. 노래는 전인권씨가 한다. ⓒ신대철씨 페이스북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록그룹 시나위의 신대철씨가 오는 31일 열릴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직접 ‘아름다운 강산’을 연주한다. 노래는 전인권씨가 부른다.
 
신대철씨는 28일 페이스북에서 “12월 31일 8시 40분 광화문에 선다. 주인공은 ‘아름다운 강산’이다. 인물이 아닌 노래가 주인공”이라며 “노래는 전인권 선배가 한다. 편곡은 내가 했다. 연주는 전인권 밴드와 같이 한다. 나의 아우 윤철이 함께 연주한다. 특별히 국악기와 협연한다. 국악 편곡은 김백찬이 했다”고 소개한 뒤 “단 한곡! 아름다운 강산을 20여분간 연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인권씨가 노래를 하게 된 데 대해선 “처음에는 여러 가수가 불러 주길 바랬다”면서도 “그러나 올해 말일인 31일 아닌가, 갑자기 이루어진 일이고 모두 바쁘다(했지만), 인권 형님이 반색하며 노래하신다 했다. 그걸로 만족”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른바 ‘자작 인터뷰’로 공연 취지를 강조했다.
 
문 : 시나위 이름으로 공연하지 않는 이유는?
 
답 → 홍보하러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 : 왜 아름다운 강산인가?
 
답 → 대중가요 그 이상의 대중가요이기 때문이다.
 
문 : 아름다운 강산은 왜 '江山' 인가?
 
답 → 우리가 살아온 이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정권, 권력이 있기 전에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가자 중 '우리는 이땅위에 우리는 태어나고 아름다운 이곳에 자랑스런 이곳에 살리라' 이 땅은 역사적으로 삼국시대(혹은 그 이전) 이래로 고려, 조선, 한국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아온 터전이다. 박정희 등, 권력이나 정권이 만들어 준 것이 아니다. 억겁의 세월이 물려 준 자연, 이 곳에서 우리는 태어나고 살아갈 것이며 또 죽어갈 것이다. 잠시 왔다가 가는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름다운조국 이나 한국이 아닌 '강산' 이다.
 
문 : 걱정되는 것은 없는가?
 
답→ 추위가 걱정이다. 손이 굳을까봐.
 
문 :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답→ 허허허. 단것만 겁나 먹으면 일찍 뒈져.
 
신대철 씨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단체인 ‘박사모’가 아름다운 강산을 부른 것에 격노하며 “(아름다운 강산은)박사모, 어버이(연합) 따위가 불러서는 안 된다”며 “촛불집회 집행부는 나를 섭외하라. 내가 제대로 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름다운 강산>은 신대철씨의 부친이자 한국 록음악의 대부인 신중현씨가 유신정권 시절인 지난 1974년 작곡한 곡인데, 유신정권 내내 금지곡이었다. 당시엔 ‘미인’ ‘아침이슬’ ‘거짓말이야’ 등 당대의 인기곡들이 각종 어이없는 이유로 금지곡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신대철씨에 따르면, 신중현씨는 당시 청와대와 공화당으로부터 ‘각하(박정희)의 노래를 만들라’는 강권-협박 등을 받았다.
 
신대철씨는 <아름다운 강산>에 대해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아버지)의지의 표현”이라며 “서슬 퍼런 독재 권력자 박정희의 강권을 거부하고 우리나라를 하나로 아우르는 노래를 만들었지만 이 곡 역시 금지곡이 되었다”고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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