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保守) 정치세력이 27일이면 친박인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으로 분열된다. 1990년 3당합당 이후 26년만에 보수세력이 합당이 아닌 분열을 맞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상초유인 보수집권당의 분열은 정치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이번 분당이 한국정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30여명 이상이 탈당해 개혁보수신당(가칭)이름으로 내년 1월 20일까지 창당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보수세력이 분열하면서 정치권은 기존 3당 체제에서 4당 체제로 재편된다.

보수세력이 분열되면서 관심은 가칭 비박의 개혁보수신당이 친박중심인 새누리당보다 여론의 지지를 받는가 여부였다. 일단은 개혁보수신당이 새누리당보다 여론이 높게 나와 국민의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개혁보수신당의 지지율은 18.7%로, 친박 새누리당 13.2%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이처럼 분열을 맞이하게 된 발단은 4·13총선에서 보여준 막장공천과 그 과정에서 ‘옥새파동’ 등 민심을 거스르는 행태로 총선 참패를 겪은 이후에도 이렇다 할 변화의 모습이 보여주지 못하고 급기야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외치는 촛불 민심에 역행하는 친박 의원들의 행태다.

친박과 비박이 총선 이후 ‘한지붕 두 가족’으로 지내왔지만 분열을 생각할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탄핵정국에서 보여준 친박 의원들이 보여준 민심과 역행하는 행태에 국민들이 직접 심판에 나선 것이다. 무능과 독선 민심을 읽지 못하는 지도부의 행태, 그리고 민심과 역행하는 막말 등 집권당이 무너져 감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새누리당을 지지한 보수세력의 실망감은 컸다. 때문에 진정한 ‘보수정치의 실현’ 깃발을 들고 나온 비박 중심의 보수개혁신당이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높게 나온 것은 보수정치의 가치 실현에 있어 비박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누리당은 비박 의원들의 탈당으로 인한 연쇄 도미노를 막고 당을 추스르기 위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인명진 목사를 내정하고 당 개혁과 인적 쇄신을 맡겼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친박 핵심의 인적청산에 대해 “인적 청산이야말로 당 개혁에 가장 중요한 본질 중 하나다”며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 하겠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이 어떤 모습을 환골탈태하느냐에 따라 새누리당의 운명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박 중심의 보수개혁신당이 탈당한 이후 보수정치의 가치를 실현해 보수세력을 결집하는가에 쏠리고 있다. 이들은 그 첫 단추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퇴임하면 곧바로 영입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대선 정국은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갯속’ 형국이다. 국민의당과 보수개혁신당이 중간지대를 형성하고 친박인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보수와 진보의 양극단을 형성하고 있다. 보수개혁신당이 내년 1월 창당으로 새누리당과 차별성을 보이는 보인다면 보수지지세력을 등에 업고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러나 권력욕에 눈이 멀어 기존 새누리당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 새누리당의 2중대로 전락할 수 있다. 앞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비박 의원들 중심인 보수개혁신당이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보수 가치를 실현하는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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