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500여개 페이퍼컴퍼니 설립 정황, 독일 사정기관-박영수 특검팀 공조절차 진행 중

▲ 최순실씨와 그의 딸인 정유라씨 등이 독일에 8천억원대 자산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첩보가 입수돼 독일 사정당국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최순실씨와 그의 딸인 정유라씨 등이 독일에 8천억원대 자산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첩보가 입수돼 독일 사정당국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또 박영수 특검팀은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독일 사정당국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사법공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2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독일 검찰과 경찰은 최씨 모녀 등이 독일을 비롯한 유럽 지역에 스포츠·컨설팅·부동산 등 업종의 500여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정황을 확인 중이다.
 
삼성이 지난해 9월부터 4차례에 걸쳐 최씨 모녀의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에 보낸 280만유로(한화 37억여원)의 흐름을 살피던 독일 헤센주 검찰은 자금 추적 끝에 이 유령회사들의 존재를 알아채고 연방 검찰에 보고했다.
 
독일 검찰은 이 유령회사들을 통해 최씨 모녀 등이 차명으로 보유한 현금과 부동산 등 재산이 8천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정확한 규모를 확인 중이라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독일 검찰은 최 씨 등이 정씨의 독일 현지 승마코치로 알려진 크리스티앙 캄플라데와 17년간 최씨 일가를 보필해 ‘독일 집사’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한국명 윤영식) 등 10여명의 명의를 이용해 이 회사들을 만든 것으로 파악했다. 독일 사정기관은 최순실-정유라씨를 중요 범죄자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수사 중이다.
 
독일형법 261조는 자금세탁, 불법 취득 재산의 은닉 범죄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자금세탁은 가중처벌요건에 따라 최대 10년형까지 처벌 가능하다.
 
독일 검찰은 나아가 최씨 일당이 자금세탁과 사기 등의 범행을 위해 범죄조직을 결성한 것으로 보고 있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도 있다. 혐의가 확정될시 최씨의 해외재산을 몰수해 국고로 환수할 가능성도 있다.
 
박영수 특검팀은 발족 초기 독일 검찰이 이를 수사 중인 사실을 파악하고 극비리에 물밑 접촉을 하며 양국 간 공조에 주력했다. 박영수 특검 팀은 21일 브리핑에서 “독일에 체류하는 정유라씨의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며 "이를 토대로 독일 검찰에 수사 공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사공조 내용은 정씨의 소재지 확인, 수사기록 및 거래-통화내역 수집, 독일 현지재산 동결 등이다. 특검 팀은 또 정씨의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착수했다.
 
◆ “박정희 사후, 찢어지게 가난했던 최태민에게 뭉칫돈이…”
 
한편, 박영수 특검팀의 윤석열 수사팀장은 최근 정두언 전 의원을 만나 최태민씨와 박 대통령과의 인연,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 등에 대해 물어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 경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박근혜 후보 검증을 담당하며 집중적으로 파헤친 바 있다. 그는 당시 라디오인터뷰에서 “최태민과 박근혜 관계를 드러내면 박근혜를 많이 좋아했던 분들도 밥도 못먹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박영수 특검팀의 윤석열 수사팀장은 최근 정두언 전 의원을 만나 최태민씨와 박 대통령과의 인연,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
정 전 의원은 최태민 일가의 재산형성 과정과 관련, ‘10.26(박정희 사망) 직후에 뭉칫돈이 최태민 목사에게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바 있다.
 
그는 이와 관련 21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최태민의 의붓아들 조순제의 얘기인데, 조순제가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강재섭 당 대표 앞으로 진정서를 낸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기자회견까지 한다. 그런데 어떤 언론에서도 다루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러니까 조순제씨가 화가 나서 그랬는지, 자기가 원해서 스스로 녹취를 남겼다. 그게 소위 ‘조순제 녹취록’”이라며 “그 녹취록에 보면 대통령 사후 바로 뭉칫돈이 흘러들어갔다, 그러면서 그 전에는 (최태민 일가가)굉장히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다고 그랬단 말이에요. 그 후부터 사업을 한 것도 아니고 다들 부자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액수에 대해선 “지금으로 환산하면 한 2천~3천억 정도 된다, 그렇게 얘기를 한 것 같다”면서 “채권인 거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최순실 모녀가 8천억대 자산을 차명보유하고 있다는 <한국일보> 보도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최순실은 1990년대 중반 유치원 원장을 했던 것 빼고는 특별한 직업이 없었다. 8천억원이라는 큰 재산을 형성했다면 그 초기 자금의 출처를 조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태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특검은 최순실 재산이라는 8,000억 원의 자금 출처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자금 출처가 경제 개념이 없는 대통령의 뇌물죄를 밝혀줄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철저한 특검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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