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지하드 발언’을 둘러싼 이슬람권의 반발이 교황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점점 격화되고 있다. 교황은 고국 독일 방문 중이던 지난 12일 레겐스부르크대학에서 행한 강연 도중 14세기 비잔틴제국의 황제 마누엘 2세 팔레올로고스의 이슬람교 창시자 무하마드와 이슬람교에 대한 대화를 인용했다. 교황은 ‘지하드는 비이성적인 폭력을 통해 믿음을 전파하는 것’이라는 마누엘 2세의 견해를 거듭 인용하고 ‘폭력은 신의 본성과 양립할 수 없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이슬람권은 강력반발, 서구의 이슬람권에 대한 모욕이라고 교황의 사과를 촉구했다. 바티간측은 대변인이 유감을 발표한데 이어 급기야 17일 교황이 자신의 발언이 이슬람교를 폄훼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더욱이 교황의 직접 사과 하루만에 이라크 알카에다 등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교황, 교회에 대한 직접 공격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라크의 알 카에다 계열 무장세력 안사르 순나는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로마의 성벽을 파괴하는 날이 가까이 왔다"고 밝혀 교황을 상대로 보복테러에 나설 계획임을 경고했다. 무장단체뿐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교황의 발언에 대한 격노가 계속되고 있다. 이란 종교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교황의 지하드 발언과 관련, 반미 시위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하메네이는 "교황의 발언으로 이득을 얻는 자들과 자신들의 오만한 정책을 강요하고 있는 자들(미국)이 공격과 시위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전이슬람권의 반미, 반서양 투쟁을 강조했다. 마무드 하므디 자크주크 이집트 종교부 장관은 이날 관영 일간지 알-아람을 통해 교황의 사과가 불충분하며 이에 따라 무슬림들의 분노도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크주크 장관은 "교황의 발언은 무슬림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이는 오랫동안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며 교황은 보다 명백히 이슬람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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