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이종구, 외환銀 보고서 입수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지난 2003년말 외환은행 인수 직후 외환카드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최경환(崔炅煥), 이종구(李鍾九) 의원이 19일 공개한 외환은행 이사회 의사록과 금융감독원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03년 11월 14일 이달용 당시 외환은행장 직무대행은 외환카드의 감자 필요성을 언급한 보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외환카드사 향후 처리방향'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이 전 행장 직무대행은 외환카드가 계속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거의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현상황을 방치할 경우 카드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대주주의 완전 감자를 처리 방법으로 제시했다. 또 며칠뒤인 11월 20일 열린 외환은행 이사회에서도 일부 이사들이 "합병전에 감자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외환카드의 주가 상승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감자설이 증시에 퍼지자 11월 10일 7천330원이었던 외환카드 주가는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11월 26일에는 2천550원으로 주저앉았다. 결국 론스타는 외환카드의 2대 주주였던 올림푸스캐피탈과 금감원 중재하에 협상을 시작해 올림푸스의 보유주식 1천576만여주를 주당 5천30원에 일괄 매입한뒤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에 합병시켰다. 론스타로서는 단 며칠만에 수백억원의 합병 비용을 줄인 셈이다. 더욱이 외환은행 이사회는 같은해 11월 28일 외환카드 합병 결의를 하며서 주식매수청구권을 4천4원으로 결정해 소액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고 최경환 의원은 주장했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지난 4월 금감원에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으며, 금감원은 다음달께 최종 조사보고서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당시 이사회에서 외환카드 감자에 대해 언급한 익명의 이사가 론스타코리아의 스티븐 리, 유회원 전 대표라는 의혹이 있다"면서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할 경우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에 대한 수사도 병행돼야 한다"면서 "주가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이 박탈돼야 하기 때문에 국민은행과 체결한 외환은행 매각 계약도 파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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