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너지·물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활발한 진출, 장기적 시각 필요

▲ LG화학은 LG생명과학을 인수하며 바이오 의약시장에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나, 바이오 농업, 수처리 사업 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LG화학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LG그룹의 핵심계열사 중 하나인 LG화학이 각종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박진수 부회장은 정기주주총회에서 “바이오·물·에너지가 성장동력”이라며 이들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내년 1월1일부로 LG생명과학을 인수합병한다. LG생명과학은 지난 2002년 분사했다가 15년만에 다시 LG화학에 합쳐지는 것이다.
 
LG그룹은 지난 9월 양사의 합병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화학으로선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의약 시장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하기 위함이다. LG생명과학은 적극적인 R&D 투자를 하며 지난해 특허 건수만 한미약품 다음으로 35건의 특허를 보유중이다.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으나 자체 수익만으로는 과감한 투자를 하기 어려웠던 만큼, 이번 합병을 통해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할 전망이다.
 
LG화학은 또 지난 4월에는 동부그룹에서 종자·농화학 기업인 팜한농을 인수해 바이오농업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LG화학은 지난 2014년엔 미국 수처리 벤처기업인 나노H2O를 인수하며 수처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나노H2O는 역삼투압(RO) 방식의 담수화 기술로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수주를 성공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 매출도 1조원을 넘길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공장을 완공한 뒤, 2018년 말부터 본격 배터리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배터리 공장은 축구장 5개를 합친 것보다 더 넓은 4만1천300㎡ 크기로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LG화학은 국내엔 충북 청주에 오창공장을 두고 있다. 또 해외로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중국 남경에 공장을 두고 있어 폴란드 공장이 완공될시 ‘글로벌 4각’ 체제가 완성됨과 함께, 순수전기차 기준 연간 28만대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테슬라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자동차업체인 패러데이퓨처와 배터리 공급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또 LG화학은 고부가 합성수지(ABS)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ABS는 자동차, 가전, IT 제품 소재로 쓰인다.
▲ LG화학은 고부가 합성수지(ABS)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
LG화학은 2018년 말까지 1억달러를 투자해, 중국 광동의 ABS 공장에서 15만톤 증설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될 시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30만톤으로 늘어난다. LG화학 전체로는 국내 여수공장 90만톤, 중국 닝보 공장 80만톤을 합치면 2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리 되면 세계시장 점유율도 대폭 올라간다.
 
또 지난 10월에는 미국 최대 태양광 업체인 선런(Sunrun)과 손잡고, 미국 가정용 ESS(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지난 8월에는 메탈로센계 PO(폴리올레핀), 고기능 ABS/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차세대 SAP(고흡수성 수지), 친환경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을 현재 3조원 규모에서 2020년까지 7조원 규모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하며, 수익성 극대화 방침도 밝혔다.
 
다만 LG화학으로선 신사업 분야에서 아직 확실한 성과를 내는 분야가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모두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관심을 받는 분야이고, 기술 면에서도 나름 인정은 받았으나 수익 기반까지는 마련하지 못했다. 신사업의 특징상 바로 매출이 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 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갈지, 아니면 다방면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갈지 고심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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