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사유, 언론 보도 내용과 다른 사람들 진술에 의존해” 지적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8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을 불과 하루 앞둔 가운데 “지금이라도 탄핵을 중지시키고 ‘4월 사임, 6월 대선’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 국회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 고경수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8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을 불과 하루 앞둔 가운데 “지금이라도 탄핵을 중지시키고 ‘4월 사임, 6월 대선’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 국회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어떤 진술이나 언론 보도만을 갖고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삼는 전례가 된다면 앞으로 대통령직을 포함한 많은 선출직 공직자들이 직무 수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스모킹 건’으로 꼽혀온 태블릿 PC와 관련해서도 당초 박 대통령의 비선인 최순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지난 7일 국정조사에선 최 씨가 오히려 태블릿 PC 사용에 미숙했다는 증언이 나온 점을 꼬집어 “내일 탄핵을 국회에서 처리한다고 하면 하루 앞두고서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 신중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렇게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때 신중하고 깊이 있게 해야 하는데, 대통령 직무를 중지시키는 중대 문제를 다루는 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대통령 탄핵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특히 이 태블릿 PC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조원진 최고위원 역시 “JTBC의 태블릿 PC 입수 경위가 어떻게 되는지 국정조사 위원들에게 의혹을 제기했고 밝혀달라고 했다”며 “입수 경위와 관련한 증인을 다음 청문회에 요청하는 것이 맞다”고 이 대표를 거들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이 대표는 이번 탄핵안 사유에 ‘세월호 7시간’ 대목이 포함된 데 대해선 “경솔하고 기막힌 사실”이라며 “이 문제를 탄핵안에 집어넣었던 사람과 그런 탄핵안에 찬성하겠다는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책임을 함께 져야한다”고 유독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처음에 7시간이 뭐였냐? 대통령이 연애했다고 해서 온 국민이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 뒤는 7시간 동안 굿판했다고 해서 국민들이 연애, 굿판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이제 또 시술을 했다고 해서 7시간에 시술하는 걸로 보도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탄핵 사유 대부분도 검찰의 공소장이라고 얘기하지만 그 부분이 언론 보도 내용과 다른 사람들의 진술에 의존한 것”이라며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는 중차대한 문제를 다루면서 명확하지 않은 사실을 탄핵에 대한 사유라고 넣어 탄핵을 하는 것이 정말 놀랍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래선지 현재 탄핵에 찬성하고 있는 비박계에서도 김무성 전 대표 등을 중심으로 ‘세월호 7시간’ 대목은 반드시 탄핵 소추안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비록 야권에서 이 요구를 일축하고 있지만 탄핵 표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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