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윤동식, 이태현… 잇따른 패배

많은 화제를 낳으며 열린 이태현의 프라이드FC 데뷔전은 이태현의 일방적인 기권패로 끝났다.

지금까지 K-1과 프라이드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은 최홍만이 작년 3월 서울대회에서 우승했을 뿐, 김민수, 윤동식 등은 주목할 만한 성적을 못 내고 있다. 높은 인기를 얻으며 종합격투기에 한국진출한 선수들이 기대만큼의 결과를 올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태현은 10일 열린 히카르두 모라이스(브라질)와의 프라이드 데뷔전에서 1라운드 8분8초만에 충격의 기권패를 당했다. 상대는 프라이드에서는 2전2패에 불과한 퇴물급이기에 이번 실패는 씁쓸하다.

이날 이태현은 5분만에 체력이 소진되면서 수없이 얻어맞았다. 씨름 선배 이만기 교수가 “피눈물이 나더라”고 말할 정도였다.

여기에 프라이드FC의 타격전에 어울리는 기술도 거의 없다는 평가다. ‘그냥 씨름만 하다 내려왔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이태현은 종합격투기 전향선언 한 달만에 경기를 치르는 것은 너무 이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하루 빨리 링에 올라 보완할 부분을 찾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보완할 부분을 운운하기에는 체력도 기본기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상태였던 셈이다.

이태현뿐 아니다. 유도 은메달리스트 김민수는 통산 1승3패를 기록하고 있다. 데뷔전에서는 스타급인 밥 샙과 맞붙어 1라운드 1분 12초만에 KO패했다.

유도 국가대표 출신 윤동식도 작년 4월 데뷔전에서 1라운드 38초만에 어처구니없는 TKO패를 당한 뒤 3연패했다. 김동욱, 김경석, 어원진 등이 모두 데뷔전에서 강한 상대를 만나 일방적으로 패한 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홍만 외에 데뷔전 승리는 태권도 출신의 박용수 정도다. 그렇다면 최홍만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최홍만은 K-1 전적 9승1패에 챔피언에도 올랐다.

아직 누구에게도 다운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특기할 만하다. 최홍만의 성공 배경에는 K-1의 ‘스타만들기’와 4개월간의 착실한 연습기간이 성공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데뷔전을 만만한 와카쇼요와 치렀고, 신체조건이 중요하는 작용하는 K-1의 입식타격기를 충실히 체득했다. 그렇다면 다른 선수들은 왜 최홍만처럼 할 수 없었을까.

종합격투기 시장을 장악한 일본의 격투기 단체들이 한국선수들의 조기 데뷔전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인들에게 한국은 격투기 강국이라는 환상이 있다.

한일 대결구도로 몰아가면 흥행에도 상당 부분 기여한다. 최홍만 때는 씨름 대 스모가 대결하고, 박용수 때는 태권도가 가라데가 맞붙는다.

따라서 다른 분야의 기존 스타 한국선수들을 빨리 많이 공급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 격투기 단체들이 한국 진출을 위해 종합격투기에 문외한인 한국 스포츠 스타들을 이용한다는 비난도 있다.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K-1과 프라이드는 세계 종합격투기 시장을 놓고 전쟁을 벌이는 중이고, 한국도 그 전선에서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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