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부상 악화… 인대 파열로 수술 뒤 3개월 결장

당초 가벼운 발목 타박상이며, 18일 아스날전에는 무난히 출장할 것으로 알려졌던 박지성의 부상이 예상외로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2004/05 챔피언스리그에서 PSV아인트호벤 소속으로 뛰면서 AC밀란과의 4강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박지성의 활약이 이번에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 재연되기를 원했던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 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www.manutd.com)는 박지성이 왼쪽 발목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 때문에 3개월 결장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박지성의 에이전트 JS리미티드의 김정수 팀장은 “박지성은 14일 맨체스터 외곽의 병원에서 발목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을 예정”이며 “수술 뒤 1달 정도 깁스를 하고, 3개월 정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10일 토튼햄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발목을 다쳤다.

가벼운 타박상으로 알려졌으나 MRI 검사 결과 인대 파열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올해 안으로는 박지성의 경기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듯하다.

12월 중순까지 예정된 맨유의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13경기, 챔피언스리그 5경기 등 총 18경기. 다음달 시리아전 등 대표팀 A매치 3경기도 결장하게 됐다.

박지성은 작년 5월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에서 이적해온 뒤, 49경기를 뛰었다. 2004/05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인트호벤에서 대활약을 보여줬지만, 2005/06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팀이 32강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3경기 교체 출장으로 그쳐야 했다.

지난 1월 오른쪽 무릎과 5월 발목을 다쳐 한동안 결장했고, 6월에도 왼쪽 발목을 다쳤다. 한편 박지성의 이번 부상을 두고 무리가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는 “독일월드컵 때도 발목 인대 하나가 끊어진 걸 지성이가 참고 뛰었다”며 유럽리그와 대표팀 일정을 무리하게 병행한 것이 부상을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 이경태 박사도 일치하는 소견을 밝혔다.

박지성은 지금 입은 전치 3개월 부상에도 통증을 거의 느끼지 않는 상태라고 한다. 이번에도 애초 가벼운 통증으로 알려진 것은 박지성이 아프다는 소리를 안 했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십년 간 자신이 평발인 줄 모르고 그라운드를 누볐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한편 박지성의 결장으로 맨유도 난관에 처했다.

박지성이 빠지고 여기에 13일 경기에서 라이언 긱스마저 부상으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셀틱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맨유로서는 심각한 손실이다.

여기에 숙적 벤피카의 예선 2차전까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결장한다. 맨유의 베스트일레븐 가운데 미드필드 4명 중 2명과 조커 1명이 빠지는 것이다.

이런 이유 탓인지 13일 열린 1차전에서는 지난 7월 3-0으로 완승을 거뒀던 셀틱에 경기 초반부터 고전하며 3-2로 간신히 이겼다. 원래 미드필드는 맨유의 고질적인 약점이다.

2005/06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가 32강에서 탈락한 것은 허리의 핵심이었던 로이 킨의 이탈 때문이었다. 맨유는 지난 여름 박지성의 백업으로 오언 하그리브스, 마르코스 세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영입하려 시도했지만 성과는 마이클 캐릭뿐이었다.

“지금 뛰라면 뛸 수도 있다”는 박지성의 발걸음을 팀의 난관에도 불구하고 수술대로 돌린 것은 맨유의 선수보호 원칙이었다. 한번쯤 대표팀의 선수관리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프다는 소리를 해도 안 아픈 선수 어딨느냐며 끌고 다니는 게 우리 시스템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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