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최순실 게이트’ 파고에 분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김무성 전 대표가 23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발의와 개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지난 22일 동반 탈당을 선언하며 탈당 도미노 현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과 찾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 전 대표가 사실상 새누리당 봉합 차원에서 대선 불출마를 꺼내들면서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탈당 현상이 잦아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비대위를 구성을 전제로 1·21 조기 전당대회의 취소를 새누리당 현 지도부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탄핵 정국에서 탈당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정현 대표는 김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현 지도부 즉각 사퇴에 거부하며 12월 21일에 사퇴할 것이라고 버티기에 나섰다. 전날까지만 해도 즉각 사퇴를 숙고해보겠다고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인 이 대표가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정전석 원내대표로부터 제안을 받고 김 전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비상시국회의와 현 지도부와의 문제 해결을 위해 3대3 회의체를 만들어 당 내홍을 봉합하기 위한 카드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은 모양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의 탈당, 그리고 김무성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 카드도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상황인 지금의 새누리당은 생명력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남 지사는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내고자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공적 기구를 사유화했다”면서 “새누리당은 이를 막기는커녕 방조·조장·비호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계속 버티기 모드를 지속하고 있는 현 이정현 대표 체제로는 탈당 도미노를 막기 어려워 보인다.

집권 여당이 지금의 모습으로 전락하리라곤 상상할 수 없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정치 격언처럼 계속 박 대통령을 엄호하고 버티기에 나서고 있는 새누리당이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부패가 터지고 있는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기 그지없다.

현재 새누리당이 지지율은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에 따르면 11월4주차 기준 17.6%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수도권에서 국민의 당 에게 밀려 제3당으로 전락했다. 민심이 새누리당을 떠나고 있는 시점에서 서울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 및 비박계 의원들이 박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맞춰 탈당 가능성마저 나온다.

새누리당은 2003년 전신인 한나라당이 불법대선 자금을 받은 ‘차떼기’사건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김 전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은 탈당을 접고 새누리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보수 기치를 내건 재창당 수준으로 당을 혁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기 위해선 친박계 중심의 현 이정현 대표 체제의 지도부 사퇴가 무엇보다 이뤄져야 한다는 게 김 전 대표의 생각이다. 새누리당의 현 보수 가치는 수명을 다했다. 민심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보수층까지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외치고 있기에 재벌의 기득권을 옹호하거나 수구 정당 이미지를 벗어나서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는 보수 정당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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