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의 대명사인 대형 헤지펀드들이 올해 들어 부진한 수익률로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의 대형 헤지펀드들이 금리와 주가, 상품가격의 향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기대에 못미치는 수익률로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4일 보도했다.
하버드대의 전 기금운용 책임자인 잭 메이어가 설립한 헤지펀드 '컨벡서티 캐피털'은 올 초 수개월만에 6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끌어모으며 주목을 받았으나 8월 말 현재까지 운용 수수료를 제외한 수익률은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스타급 트레이더인 디나카르 싱 주도로 만든 6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TPG-액슨 캐피털'도 수수료를 빼면 수익률이 약 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같은 기간 7% 이상 상승한 다우존스지수나 단기 미국채 수익률에 훨씬 못미치는 성적이다. 과거 헤지펀드들은 일부 부유층이나 기관들의 자금을 모아 글로벌 시장을 넘나드는 첨단 투자기법으로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리면서 유명해졌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업계에 따르면 유명 투자가인 루이스 베이컨이 운영하는 '무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주력 헤지펀드는 8월 말 현재 1.5%의 수준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폴 투도르 존스가 운영하는 47억달러 규모의 '투도르 BVI 글로벌 펀드'도 수익률이 3% 미만이다. 이밖에 리처드 칠턴의 8억달러 규모 '칠턴 인터내셔널' 펀드는 약 3%의 손실을 내고 있다.
여전히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는 헤지펀드들도 없지 않다. 데이비드 테퍼의 40억달러 규모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펀드는 반도체주 투자로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으며 토드 도이치의 8억달러 규모 '갈레온 캡틴 오프쇼어' 펀드는 제약주 등에서 성공을 거둔 덕에 30%가 넘는 고수익을 얻고 있다.
하지만 올해 헤지펀드들의 전반적인 수익률은 시장 평균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메릴린치의 헤지펀드지수는 올해 들어 8월 말 현재까지 약 4% 상승했는 데, 이는 같은 기간 다우존스 세계지수의 상승률 7.2%, S&P500 지수의 4.3%, 리먼브러더스의 채권지수의 2%와 비교할 때 중간 정도의 성적이다.
이 같은 헤지펀드의 수익률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높은 운용 수수료를 꼽을 수 있다. 통상 헤지펀드에서 15%의 투자 수익이 발생할 경우 운용 수수료를 차감하고 투자자에게 실제로 돌아가는 수익은 11%도 안된다.
이밖에 앞서 급등하던 원유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관련 헤지펀드들이 타격을 입었으며 당초 강세를 예상하고 주택 관련주나 이머징마켓에 투자했다 손실을 입은 헤지펀드들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울러 중소형주에 투자했다 최근 수개월간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되면서 손해를 본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