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30주년… ‘태권브이’ 제작 가능성 과학적으로 검토

▲ 태권브이
현대과학으로 ‘태권브이'를 만들 수 있을까.

탄생 30주년을 맞은 태권브이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KBS 1TV ‘과학의 향기’는 지난 4월 방송한 ‘거대로봇 프로젝트, 로보트태권브이의 부활’ 편의 후속으로 ‘2006년! 실현 가능한 로보트태권브이의 진실’ 편을 14일 방송한다. 태권브이는 설정상 키 56m, 몸무게 1,400t의 거구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관심사는 그런 몸집의 로봇을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런 거구의 로봇을 만화영화처럼 움직이게 할 수 있느냐라는 점. 태권브이의 크기와 형태에 집중해 다룬 지난 4월 방송분에 이어 이번에는 시스템 디자인, 구동역학, 비행 등의 면에서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접근하는 것이 특징이다.

태권브이를 움직이려면 구동역학의 측면에서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 오준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소장에 따르면, “물체가 커지면 가속도가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따라서 태권브이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걷기 위해서는 분당 104회를 걸어야 하는데, 현재 기술력으로는 18회밖에 걸을 수 없고, 104회를 걷도록 만든다고 해도 다른 부위에서 물리적인 무리가 따른다.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우주시스템연구실 교수는 태권브이의 로켓주먹에 이의를 제기한다.

12m 로켓주먹을 발사하려면 반동 때문에 태권브이는 넘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구현하려면 일단 로켓주먹을 분리한 뒤 로켓주먹 내부의 추진장치를 가동하는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로켓주먹을 재결합시키려면 역추진 엔진을 장착해야 되는데, 이를 우주에서도 사용하려면 연료와 산화제를 탑재하고 있어야 한다. 14일 방송에서는 오 소장과 장 교수 외에 김문상 KIST 지능로봇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이 출연해 거대로봇의 시스템 디자인과 뇌파조종의 가능성에 대해 강연한다.

제한된 시간의 방송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은 같은 주제에 관한 특집기사가 ‘과학동아’ 8월호에 실려 있으니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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