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업체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 출연, 누가 선정되든 ‘뒷말’ 무성할 듯

▲ 지난 6월 사업권종료로 문을 닫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롯데그룹 측은 올해 말 재개장을 노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권은 사실상 ‘국민 탄핵’이 확정된 상태다. 4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헌정 사상 최저인 5%까지 떨어졌다. 각 세대별 긍/부정률이 20대 1%/95%, 30대 1%/93%, 40대 3%/94%, 50대 3%/88%일 정도로,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사실상 0%다.
 
이같은 어수선한 정국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달 있을 관세청의 면세점 특허 심사를 앞두고도 재계는 긴장 중인 모습이다. 현재 입찰 제안서를 낸 업체는 롯데와 HDC신라(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신세계, SK네트웍스 등이다.
 
그런데 이번 시내면세점에 입찰한 그룹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막대한 기부금을 내 좌불안석이다.
 
롯데는 계열사인 롯데면세점을 통해 미르재단에 28억원, 롯데케미칼을 통해 17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 SK도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통해 미르재단에 68억, SK텔레콤과 SK종합화학을 통해 K스포츠재단에 43억원을 출연했다. 롯데그룹은 총 45억원, SK그룹은 111억원을 두 재단에 냈다.
 
롯데그룹은 면세점 특허를 얻으면, 지난 6월 사업권종료로 문을 닫은 월드타워점을 재개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달 국정감사에선 롯데가 성주 롯데골프장을 사드 배치지로 내주고 재단에 45억원을 낸 것과 관련, 그 대가로 신동빈 회장 불구속과 함께 면세점 특혜(월드타워점 재개장)를 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K스포츠재단은 앞서 롯데그룹에 추가기부를 요구해 70억원을 더 받았다가, 검찰의 롯데 압수수색을 앞두고 돌려주기도 했다.
▲ 지난 5월 사업권종료로 문을 닫은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 SK그룹 측도 역시 올해 말 재개장을 노리고 있다. ⓒ뉴시스
역시 SK그룹도 최순실씨 지시로 80억 원의 기금을 K스포츠재단에 추가 출연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5월 24년만에 문을 닫은 워커힐면세점 재개장을 노리고 있으나 역시 ‘최순실’ 여파를 맞을 전망이다.
 
모그룹인 삼성이 두 재단에 204억 원을 출연한 호텔신라도 좌불안석이다. 아울러 삼성은 최순실-정유라 모녀에 35억원을 추가로 송금한 정황과 함께,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정 씨가 출전하는 마장마술 분야에 삼성이 186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운 점도 드러났다.
 
이마트 등을 통해 5억원을 출연한 신세계도 역시 좌불안석이다. 현대백화점만 신청업체들 중 유일하게 기부금을 내지 않은 상태다.
 
업체들은 출연금이 면세점 특혜와는 관련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업체가 특허권을 쟁취하더라도 뒷말이 무성할 전망이다.
 
또 최순실 씨 일당이 대기업의 ‘팔목’을 비틀어 돈을 ‘뜯어냈다’는 말들도 나오지만, 대기업을 과연 피해자로 지칭할 수 있을 지에는 강한 의문이 제기된다. 거액을 낸 대신에, 무언가 다른 대가를 받지 않았냐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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