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일 있고~ 별 볼일 없고~

스타의 지명도가 흥행을 결정짓는다는 ‘스타경제학’이 영화계에선 통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학자들의 주장을 최근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전체 5%에 해당하는 스타가 1983년부터 2003년까지 전체 공연수익의 84%를 벌어들였다는 통계가 ‘스타경제학’의 위력을 보여주는데 ‘슈렉 2’, ‘E.T.’, ‘스타워즈’처럼 스타가 이끌어 가지 않는 영화들이 역대 흥행순위 최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스타 몸값으로 수천만 달러를 지불한 영화가 참패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이런 스타경제학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났다. 스타배우 600명에 대한 캐스팅 발표가 영화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아니타 엘버스 하버드대 교수는 “스타가 영화사 모기업의 주가에 눈에 띄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스타파워는 일종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 효과 없는 스타군단 아서 드 바니 어바인대 교수와 데이비드 월스 캘거리대 교수는 스타가 영화 흥행에 기여하는 정도를 배우 별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영화가 흥행하는데 일정 정도 이상 기여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배우는 톰 행크스, 미셸 파이퍼, 샌드라 불럭, 조디 포스터, 짐 캐리,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로빈 윌리암스 등 7명밖에 없었다. 그 효과도 개봉 후 몇 주 동안뿐이었다. 최고 흥행배우로 꼽히는 톰 크루즈가 리스트에 들지 못한 이유도 몸값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프로듀서를 겸하며 ‘미션 임파서블 3’에 출연해 8000만 달러나 챙겼지만 파라마운트 영화사는 고작 수백만 달러를 가져가는데 그쳤다. ‘그녀는 요술쟁이’는 니콜 키드먼에게 지불한 거액의 출연료를 포함, 모두 8500만 달러의 예산이 들어간 작품이지만 미국에서 겨우 6200만 달러 밖에 벌어들이지 못했다. 한창 각광받고 있는 린지 로한을 불러들여 찍은 영화 ‘행운을 돌려줘’의 수익은 불과 1700만 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 스타를 만드는 것은 바로 영화 이에 비해 톰 행크스는 ‘캐스트 어웨이’,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 모두 11편의 영화에서 1억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 여전히 스타파워가 있는 배우로 거론됐다. 드 바니 교수는 “결국 영화는 스타 덕분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스타가 성공할 것 같은 영화를 선택하고, 영화사도 성공할 만한 영화에 스타를 출연시켰기 때문”이며 “스타를 만드는 것은 바로 영화”라는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스타는 개봉 첫 몇 주 동안 관객을 끌어들이는 ‘유인책’ 역할을 할 뿐, 장기적 매출과는 상관없다”고 일축했다. 이런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여전히 ‘스타=흥행’이라는 생각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데이비드 럿거스대 교수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영화사들에게 스타는 변명을 할 수 있는 일종의 보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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