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잇달아 성장률 하향조정, 민간연구기관은 2%대 초반 전망

▲ 정부만 내년도 경제성장률 3%대가 가능하다고 낙관하고 있었다. 한국은행은 13일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췄고, 민간연구기관들은 2%대 초반을 전망하고 있다. 사진은 12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사진/원명국 기자
[시사포커스/ 고승은 기자] 내년도 경제성장률, 정부만 3%대가 가능하다고 낙관하고 있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 상황이면 (경제성장률) 3%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9%에서 2.8%로 0.1%p 내렸다. 한국은행은 올해 1월에는 3.2%를 제시했지만 석 달마다 3.0%, 2.9%, 2.8%로 계속 하향조정했다.
 
그렇게 1년에도 수차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바 있는 만큼, 내년 성장률이 2.8%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의 가장 큰 리스크에 대해선 “대외적으로 보면 브렉시트 논의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그것이 세계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있다”며 영국의 EU탈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또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며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강도높게 진행되는 구조조정 문제를 꼽았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실업률은 9.4%까지 치솟았다.
 
앞서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도 성장률을 2.7%로 전망한 바 있다. 민간연구기관들은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LG경제연구원(2.2%), 한국경제연구원(2.2%), 현대경제연구원(2.5%) 등은 2%대 초반을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유일호 부총리의 추가 금리인하 주장에도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로 동결했다. 지난 6월 0.25%p 내린 이후 넉달 연속 동결했다.
 
이같은 조치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도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6조1천억원 늘어 688조4천억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0~2014년 9월 평균 증가액은 1조6천억이었는데, 그보다 4배 가까이 폭증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유일호 부총리를 비롯한 정부 측에선 경제성장률이 예측치에 비해 안 나오자, 또 추가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제로금리에 가깝게 인하할수록, 가계빚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 더욱 우려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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