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가 30일내 상환 실패, 급전 필요하다고 안이하게 ‘30일 무이자’ 노리면 ‘위험’

▲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최근 TV광고를 통해 선전하는 ‘30일 무이자 대출 이벤트’ 이용 고객의 94%는 30일 안에 대출을 갚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급한 돈이 필요하다고 안이하게 무이자를 노리다가는 고금리 대출에 발을 들여놓게 될 수 있다. ⓒYTN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최근 TV광고를 통해 선전하는 ‘30일 무이자 대출 이벤트’ 이용 고객의 절대 다수는 30일 안에 대출을 갚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달간 무이자라는 광고에 낚여 많은 고객들이 고금리의 덫에 걸려 막대한 이자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물론, 신용 등급도 대폭 하락하게 된다. 급한 돈이 필요하다고 안이하게 무이자를 노리다가 고금리 대출에 발을 들여놓게 되어 이중고를 겪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25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30일 무이자 대출 이벤트’를 실시한 4개 저축은행과 3개 대부업체에서 나간 무이자 대출(4만3천699건)으로 드러났다. 이 중 30일 안에 상환된 대출은 불과 2천702건(전체 6.2%)에 불과했다.
 
나머지 4만997건(93.8%)의 대출은 무이자 기간을 초과해 대부분 20~30%(평균 25%)의 고금리를 부담해야만 했다.
 
이같은 ‘30일 무이자 대출’은 OK저축은행과 아프로파이낸셜, 미즈사랑이 속한 아프로서비스그룹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전체 86.2%인 3만7천692건에 달했다.
 
OK저축은행은 2만3674건의 대출이 발생했는데, 그 중 1천292건만이 30일 안에 상환됐다. 아프로파이낸셜과 미즈사랑에서는 각각 1만3431건, 857건이 발생했지만 932, 34건만이 한 달 안에 대출을 갚았다. 30일 안에 갚지 못하면 OK저축은행은 평균금리 25.5%를 적용하는데, 절대 다수의 고객들이 이런 미끼에 걸려드는 것이다.
 
이런 ‘30일 무이자 대출’을 받았다가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더불어 신용등급도 나빠졌다.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시 신용평가기관에 대출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신용평가회사들은 개인신용평점을 계산할 때 어떤 금융기관과 거래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시중은행이 아닌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으면 개인신용평점을 계산할 때 감점 요인이 된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상반기 말까지 OK저축은행에서 30일 무이자 대출을 받은 뒤 다시 OK저축은행과 대출 거래를 한 사람은 1천220명이었다. 이 중 최상위 등급인 1,2 등급은 21명이었으나 두 번째 거래시 최상위 등급은 불과 3명이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한 3,4등급도 100명에서 73명으로 대폭 줄었다.
 
사실상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30일 무이자 대출 이벤트’가 고객을 늘리기 위한 낚시성 ‘미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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