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브랜드에서 저가브랜드로 창업 옮겨가

▲ 커피전문점 창업에 있어 매장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는 이디야커피인 반면 카페베네는 성장 정체기에 빠진 상황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19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10개 커피브랜드의 가맹본부 일반 현황 및 가맹사업 관련 정보를 담은 ‘프랜차이즈 비교정보’를 발표한 가운데 커피 브랜드 중 저가 브랜드 커피 전문점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놓고 커피 전문점을 창업하려는 예비점주들이 저가 브랜드에 몰릴 경우 저가 시장에서 양극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어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다야와 빽다방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 탐엔탐스커피 등은 성장 정체기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커피 전문점 창업이 이전 고가 브랜드에서 저가 브랜드 창업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고가 브랜드 커피 전문점 창업은 소비자들의 커피 소비량 증가와 더불어 커피 전문점 증가로 이어졌다.

◆커피전문점 창업 ‘저가’가 대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1인당 428잔으로 나타났다. 2014년 341잔에 비해 2.6%증가한 수치다. 하루에 1잔 이상 커피를 마신다는 의미로 한국인이 커피를 사랑하다보니 커피 전문점 창업 붐으로 이어졌다.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 6위다.

고가 브랜드 커피 전문점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합리적인 커피 가격을 무기로 저가 브랜드 시장이 형성되면서 커피 시장은 고가와 저가 브랜드로 이원화 된 상황이다.

커피 시장에서 저가 커피 열풍이 최근까지 지속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쟁에서 밀린 브랜드는 폐업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창업만큼 폐업도 속출하고 있어 예비점주들은 브랜드를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행을 따라 한 브랜드가 잘나간다고 해서 무조건 창업을 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브랜드 외에도 소비자 만족도나 지리적 적합성, 맛과 메뉴 등 여러 가지를 따져보고 창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의 커피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어 맛과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지 않으면 경쟁에 밀려 매출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부대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까지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맛과 차별화된 메뉴, 그리고 소비자 만족도, 창업비용 등을 따져보고 결정하는 게 창업 후 꾸준한 매출 유지에 관건이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최근 커피전문점 창업은 ‘저가’브랜드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최승우 카페베네(사진,우) 대표는 커피전문점이라는 본질에 충실 하는 등 브랜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사진,좌) 대표는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3000호점을 낸다는 계획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이디야 뜨고 카페베네 지다
이번 프렌차이즈 비교 정보는 커피 전문점 창업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대표적인 커피브랜드인 카페베네는 한때 매장이 1000여개 이를 정도로 가장 잘나가는 브랜드였다. 2008년 첫 문을 연 카페베네는 2012년 2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지난해까지 지속적인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매출은 2012년 매출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당기손익은 340억원의 결손을 기록하면 2013년 이후 3년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업계는 카페베네의 매출 감소와 적자행진은 무리한 해외진출로 인한 미국과 중국사업에서 실패와 커피가 아닌 이탈리안 패밀리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등 외식사업으로 눈길을 돌린 ‘외도’가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7개 커피전문점 소비자만족도 조사 자료에서 카페베네는 2014년에 비해 한단계 내려간 5위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이렇다보니 가맹점주들은 카페베네의 적자 수준과 불안정한 재무건전성 등 때문에 다른 곳을 알아보면서 폐점율이 타 브랜드보다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구원투수로 투입된 최승우 카페베네 대표는 지난 3월 기자회견을 갖고 커피전문점이라는 본질에 충실하고 가맹점 중심 경영, 고객 중심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말하면서 브랜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에 반해 토종 브랜드인 이다야커피는 눈여겨볼만 하다. 가맹점수만 2000여개. 커피프랜차이즈 최초로 2000점 시대를 열면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가맹점수가 1000개가 채 안 된다는 것을 보면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이디야커피가 이처럼 커피시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은 합리적인 커피 가격과 가맹점 수익을 우선으로 배려하는 가맹본부의 정책이 가맹점주들로부터 신뢰를 얻으면서 입소문을 탄 게 원동력이란 분석이다.

이디야커피의 폐점률은 1.3%로 ‘빽다방’에 이어 낮은 폐점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소비자만족도에서도 2014년 1위에 이어 지난해는 2위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 신뢰도 얻고 있어 카페베네와 대비된다.

이디야커피 매장 증가는 소비자와 예비점주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게 주 요인이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커피를 마시기 원하고 예비점주들은 소자본으로 창업하길 원하는 니즈를 파악한 문창기 대표의 안목에서 비롯됐다. 문 대표는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3000호점을 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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