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해외 브랜드 인수.합병이나 제휴 가능성 제기와 관측

여의도 증권가에서 현대차의 해외 브랜드 인수.합병(M&A)이나 제휴 가능성 제기와 관측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에 빠진 미국 포드가 자사의 프리미엄급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와 애스턴마틴의 매각을 추진중이며 현대차가 유력 매수후보중 하나라는 외신보도가 나오면서부터다. 현대차측은 이런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증시 분석가들은 현대차가 해외 유력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과거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했던 것처럼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다시 제휴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7일 내놓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 재규어'라는 제목의 현대차 분석보고서에서 "포드가 고급차 사업부 매각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위기탈출 전략수립에 나선 것은 현대차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에 시시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가 '저가차'이미지를 벗어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고급차 브랜드가 절실하다며 도요타의 렉서스처럼 자체 고급차 브랜드를 육성하거나 폴크스바겐의 '페이튼'처럼 현대 브랜드내 고급차종을 추가하는 방법보다는 M&A가 가장 효과적으로 단기간내 고급차 브랜드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게 미래에셋의 진단이다. 이 증권사의 김재우 애널리스트는 "재규어는 전체 차종이 현대차가 보유하지 못한 후륜 구동방식이며 다소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고급차의 위상을 지켜가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 입장에서는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 조건을 겸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8일 '벙커샷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제하의 현대차 보고서에서 현대차와 기아차[000270]가 현재 지나치게 공격적인 해외설비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다른 업체와의 생산설비 공유 필요성을 제기하며 적정한 제휴파트너로 재규어를 매각하려는 포드를 거론했다. 아직 포드와의 제휴가 가시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아시아에 생산기지가 없다는 점에서 포드와 현대차그룹이 적정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다만 "GM과 도요타의 북미 누미공장이 성공적 공동생산 사례지만 이는 대등한 관계일 때 수월한 것"이라며 "포드는 과거 다임러-크라이슬러처럼 현대차에 종속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장애물로 꼽았다. 하지만 그는 현대차를 장기 매수할 수 있는 선결요건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과 원자재가의 추가 하락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한 이익 안정성과 제휴를 통한 해외 시설투자 부담의 해소를 제시, 현대차그룹의 해외제휴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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