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에 '한정타석제' 투혼

이승엽(요미우리, 30)이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이승엽은 7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1회와 3회 연달아 시즌 38호와 39호 홈런을 쳐내며 요미우리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3점이 모두 이승엽의 타점이다.

상대 투수는 한신의 좌완 에이스 이가와 케이. 지난 8월1일 이승엽이 통산 4백호를 달성할 때 2홈런을 얻어맞았던 바로 그 투수다.

이승엽은 1회 2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섰다. 풀카운트에서 구질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슬라이더를 때려 백스크린 바로 오른쪽에 떨어지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한신의 고시엔 구장에서는 시즌 첫 홈런. 이로써 이승엽은 센트럴리그 6개 팀의 모든 홈 구장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8월 24일 요코하마전 이후 11경기만에 나온 홈런이다. 이승엽의 39호 홈런을 기록한 것도 똑같은 풀카운트에 똑같은 슬라이더.

이번에는 4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던진 이가와의 6구를 첫 타석에서의 홈런 타구와 똑같은 위치에 떨어뜨렸다. 3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6회 수비 때 교체되었다.

이승엽은 지난 5일부터 하라 다쓰노리 감독에게 "무릎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1경기 3타석씩만 나서겠다"고 요청한 바 있다. 다음날인 6일 경기는 비로 순연되었으므로, 요청이 접수된 이후 6타석 중에서 2번의 타석에서 홈런을 쳐낸 셈.

이날 기록한 2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시즌 타율은 3할2푼2리(센트럴리그 2위)로 올라갔고, 타점 93개(리그 4위), 득점 91개(리그 3위), 안타 147개(리그 3위)를 기록했다. 홈런은 7일 현재 33개를 기록한 릭스(야쿠르트)와의 거리를 6개로 넓혔다.

홈런 그 자체보다 높이 평가할 것은 이승엽의 영웅적인 면모다. 이승엽은 현재 무릎 관절염 부상을 진통제로 억누르며, 힘겹게 출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보듯 이승엽을 제외한 다른 타선이 침묵을 지키고 있고, 이승엽 본인도 메이저 진출 전에 일본홈런왕 타이틀을 반드시 따내고 싶기 때문. '스포츠호치'는 이날 이승엽의 활약을 두고 "이승엽의 시즌 39호 홈런은 한일 통산 407호로, 이는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의 미일 통산 407호 홈런과 대등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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