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의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시장 전망 엇갈려

연 4.5%에서 멈출 것인가, 추가로 더 올릴 것인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대로 7일 콜금리를 동결하기는 했으나 앞으로 콜금리의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시장의 전망이 엇갈린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딱 부러지는 신호를 내놓지 않았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종료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와 경기, 이런 상황의 전개에 맞춰서 탄력적으로 운영해나가야 한다고 본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언급만 했을 뿐이다. 콜금리를 연 4.25%에서 4.50%로 인상했던 지난달 이 총재는 "성장률과 물가 등 중기적인 관점에서 콜금리 운용목표와의 괴리를 좁히는 노력이 상당한 정도로 진행돼 통화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언급, 콜금리 인상 기조의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달 기자회견에서는 지난달 입장을 뒤집을만한 새로운 방향전환 기미를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달의 입장이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일단 8월의 콜금리 인상 후 한달 정도의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10월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단기적 호흡조절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작년 10월부터 다섯차례에 걸친 콜금리 인상조치가 가져올 파장을 좀 더 긴 호흡으로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주요 투자은행들과 채권시장 딜러들은 한은이 3.4분기에 1차례 시도하고자 했던 콜금리 인상이 8월에 실행된 만큼 연내에는 추가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 편이다. 지난달말부터 발표돼 온 최신 경기지표들이 부정적인 내용 일색인데다 최근의 경기흐름이 일시적 둔화인지, 아니면 경기하강으로의 진입 국면인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은이 추가로 콜금리 인상을 시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논리적 근거다. 특히 경상수지와 물가, 국내총생산(GDP) 등 한국 경제의 모든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여전히 불안하고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언제든지 유가폭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미국의 경기흐름이 불확실한 모습을 띠는 점 등도 한은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외부변수의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장기적인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그동안의 콜금리 인상 조치들이 매번 시의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렇게 될 경우 연내 콜금리 추가인상은 물건너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계속 유지하는 가운데 내수경기가 다시 활황세를 나타내면서 내년 이후 물가상승 압박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한은이 다시 선제적으로 콜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경기가 극적으로 활황으로 돌아서 물가압박을 발등의 불로 여겨야 할 상황이 도래하리라는 낙관론은 아직은 소수의견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어서 단기간내 콜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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