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사장과 딸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에게 증여

1조원대의 세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신세계 오너일가의 지분 증여작업이 개시됐다. 신세계는 정재은 명예회장이 보유 지분 147만4천571주 전량을 아들인 정용진 부사장과 딸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에게 증여했다고 7일 밝혔다. 정 부사장은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 84만주를 증여받아 지분수가 175만7천100주로 늘어나면서 지분율이 4.86%에서 9.32%로 높아져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정 상무는 나머지 지분 63만4천571주를 취득해 지분율이 0.66%에서 4.03%(총 75만9천983주)로 높아졌다. 그러나 정 부사장의 모친인 이명희 회장은 지분 289만890주를 그대로 보유해 지분율 15.33%로 여전히 개인 최대주주로 남아있다. 이번 주식 증여로 정 부사장과 정 상무는 시가로 7천억원 가량의 지분을 증여받기 때문에 세율 50%를 감안하면 대략 3천500억원의 세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세계 구학성 사장은 전했다. 이는 오너 일가의 지분 증여 세금액수 중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신세계는 덧붙였다. 신세계는 그러나 이명희 회장의 지분 증여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또 정 부사장 남매가 이번 지분 증여에 대한 세금을 6개월뒤인 내년 2월에 현금이 부족할 경우에는 주식으로 물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구학서 신세계 사장이 지난 5월 중국 상하이 이마트 산린점 개점 기자간담회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 증여 계획을 발표하면서 증여세 액수 및 향후 경영구도와 관련해 재계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당시 구 사장은 정 명예회장(7.82%)과 이 회장(15.33%)이 자녀들에게 주식을 모두 물려줄 경우 누적합산한 증여 및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1조원대의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신세계는 오너 일가가 주식으로 지분 증여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혀 대물림 작업이 본격화될것을 내비췄으나, 경영권 편법 대물림 논란을 둘러싸고 참여연대와 공방을 벌이면서 지분 증여 시기를 저울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이번 증여를 통해 정 부사장이 상징적인 대주주가 됐을 뿐 경영권 승계와는 별개"라며 "적법한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에 윤리경영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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