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남경필·김문수 - 野 박원순·안희정·이재명 등 대선 행보 박차

▲ 차기 대선을 1년여 남겨둔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지자체장 출신의 원외 대선주자들이 저마다 대권행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내년 12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까지 1년여를 남겨둔 가운데 여야 대권후보들이 제각기 대선가도를 닦기 위해 발 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 와중에 원외에서 활동 중인 비주류 정치인들의 행보도 눈에 띄고 있는데 ‘모병제’, ‘기본소득 도입’ 등 자신만의 공약을 내놓으면서 이슈몰이에 나서는 한편 일부는 ‘공수처 신설’ 등 소속정당 입장과는 상반된 쪽에 힘을 싣는 등 저마다 이목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이 ‘계파 중심’으로 흐르고 있는 대선판에 어떤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與 ‘공수처 신설’ 김문수, ‘모병제’ 내건 남경필
 
먼저 새누리당 소속의 남경필 경기지사는 대선공약으로 자신이 주장해왔던 ‘모병제’에 한층 힘을 실으면서도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와의 연대할 뜻까지 내비치는 파격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앞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선 처음으로 모병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었는데, 여기서 남 지사는 인구절벽에 직면한 현실 속에서 앞으로도 60만 대군을 유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 임기인 2022년까지 모병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남 지사 외에도 김두관 더민주 의원 등 대표적인 모병제 주장자들이 모여 가진 이번 토크콘서트엔 김 전 대표도 참석했는데,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병제는 21세기 첨단과학 기술시대에 안보의 질적 향상을 위해 어떻게 도움이 될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 때문인지 남 지사는 6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자로부터 ‘김 전 대표와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열려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경제민주화라든지 모병제라든지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사회를 위한 이런 중요한 일들은 함께 고민하고 추진할 그런 예정”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남 지사는 김 전 대표가 자신을 호평한 데 대해 “제가 도지사 된 다음에 이런 경제민주화를 뛰어넘는 우리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공유적 시장경제란 모델을 경기도에서 시행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이런 노력을 하고 일부 성과가 나오는 것에 대한 평가를 해주신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언급한 ‘제3지대론’ 가능성에 대해선 “김 전 대표의 그런 고민은 ‘지금 정치 정말 한심하다, 이대로 있어선 안 된다’란 고민이실 것”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이는 사실상 공감하지 않는단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를 분명히 하듯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저는 새누리당에서 승부를 하겠다”면서 “새누리당이 바뀌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늘 생각해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당 출신이자 남 지사에 앞서 경기지사를 해왔던 김문수 전 지사도 4·13총선 패배 이후 상당 기간 이어오던 침묵을 깨고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공개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5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연이어 터지고 있는 공직비리를 질타하면서 고위공직자수사처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내에서도 공수처 설치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긴 하나 일단 야권과 달리 반대 입장에 무게를 두는 만큼 김 전 지사가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공수처 신설’을 거론했다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더민주 출신의 정세균 국회의장과 똑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새누리당을 이끄는 이정현 대표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고 또 할 일은 하는 그런 소신 있는 행보를 보여야 되다”면서 “여러 민심을 정확하게 대통령에게 전달하느냐는 점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심지어 김 전 지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새로이 단행한 개각인사들 중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권 의원들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조윤선, 김재수 장관이 끝내 임명된 데 대해서도 “국민들이 굉장히 많이 실망했고, ‘너무 심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밝혀 우회적으로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다.
 
이 뿐 아니라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그는 북한인권법 통과를 일견 호평하면서도 대북 냉각기인 현 상황에 남북교류협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는데, 자신이 경기지사에 재직하던 시절 북한과 말라리아 퇴치 사업을 했던 사례를 들며 “북한에 자유와 인권이란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선 지자체 중심의 남북교류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자신의 대북구상을 제시했다.
 
이처럼 당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소신발언’을 쏟아내는 김 전 지사가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선 5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라의 어려움을 보다 더 국민의 입장에서 해결해 나가는데 모색하고, ‘어떤 방법이 돼야 되겠느냐’ 이런 것들을 굉장히 깊이 숙고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놔 당내 주류의 견제를 어떻게 물리치고 출마할 것인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野 박원순·안희정·이재명 등 출마 ‘초읽기’

 
▲ 박원순·안희정·이재명 등이 소속된 더민주의 당 대표인 추미애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이들 3인을 지칭해 “이 분들이 개인 정치적 이벤트로 했다면 외면 받았을 텐데 생활정치하면서 민심이 가려운 곳에서 시작해 호평받고 있다”고 적극 지원사격을 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런 가운데 야권에서 역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지자체장 출신의 대권잠룡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우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한인회관에서 가진 현지교민과의 간담회에서 차기 대선에 대해 “내년 대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이렇게 어지럽고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하는 것은 확실히 정권교체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시장은 자신의 대권 출마 여부와 관련해 “‘천하의 걱정을 먼저하고 천하의 기쁨을 나중에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참 위대한 말”이라며 “왜 서울시장으로서 (대권 출마에) 고민이 없겠느냐”고 여전히 고심 중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지금의 한국 경제 상황을 역동성이 사라지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고 진단하면서 경제 부흥을 위한 한 가지 대안으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꼽았다.
 
박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 했는데 지금은 쪽박차게 생겼다”면서도 “남북관계가 안보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생과 경제를 위해서도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다. 성장동력을 다시 점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대북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안희정 충남지사도 같은 날 대선 관련 입장을 피력했는데,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별지방행정기관 지방이양 정책토론회에서 자신의 대선 출마 시점을 묻는 기자들에게 “(당의 대선경선) 시점은 연말 연초쯤 되면 일정이 대략 나오지 않을까 싶다. 경선에 참여코자 하는 분들은 (그 때)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해야 할 것”이라며 “일정이 확정되면 그 때 제 입장을 최종 확정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미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는지 자신의 임지인 충남 외에도 얼마 전 호남 강연을 비롯해 이날 서울에서의 토론회 참석에 이르기까지 전국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안 지사는 이날 토론회 축사에선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지자체로 권한을 대폭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차기 대선을 향한 자신의 복안을 이미 준비한 듯 그는 이날 자신의 저서 출간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 “그동안의 지방정부의 실험과 실천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제안을 준비했다”며 “출간이 9월말이나 10월초에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한다.이걸 갖고 여러분과 토론할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잠재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도 같은 날 대권 출마 의지를 피력했는데, 이미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철회했던 만큼 공식 출마를 선언하는 시점만 남겨뒀을 뿐 이 시장의 대선 출마는 거의 확실시되어왔다.
 
이를 증명하듯 이 시장은 6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다녀온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회와 부와 권력과 정보를 독점한 세력에 의해 철저히 불공정하고 불평등해 진 대한민국, 지금 국민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희망이 살아있는 미래를 위해 우리사회의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혁명적 변화’를 위해 저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대선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아울러 그는 “국민복지를 위해 조세부담 정상화를 실현해야 하며 희망 있는 미래를 위해 기본소득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며 “국민 모두의 공평한 경제를 위해 재벌 독점 구조와 산업체계를 뒤집어야 한다”고 자신의 경제 관련 구상을 드러냈다.
 
이렇듯 원외 대권잠룡들의 치열한 대선 레이스가 본격 막을 열려는 가운데 이들 박원순·안희정·이재명 등이 소속된 더민주의 당 대표인 추미애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특별지방행정기관 지방이양 국회 토론회에서 이들 3인을 일일이 거명한 뒤 “이 분들이 개인 정치적 이벤트로 했다면 외면 받았을 텐데 생활정치하면서 민심이 가려운 곳에서 시작해 호평받고 있다”며 “내가 이런 미래 지도자들을 모시고 작은 살림한 경험으로 큰 살림이 꽃 피는 정권교체를 하려고 한다”고 한껏 힘을 실어줬다.
 
한 발 더 나아가 추 대표는 “작은 살림을 잘해야 큰살림도 잘한다. 이 분들을 보면 희망을 느끼고 웃음이 난다”며 “맹목적 분권이 아니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정치정책을 통해 짚어주고 있다. 이런 분들이 우리 시대의 큰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하기까지 해 향후 대선 경선에서의 이들의 행보에 기대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