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출시한 짜왕-진짬뽕의 ‘대성공’, 최근 ‘부대찌개면’ 먼저 출시한 농심

▲ 지난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라면업계 4사는 ‘짜장라면’ ‘짬뽕라면’을 두고 두 차례 전쟁을 벌였다. 올해는 ‘부대찌개라면’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고승은 기자] 지난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라면업계 4사는 ‘짜장라면’ ‘짬뽕라면’을 두고 두 차례 전쟁을 벌였다.
 
농심이 지난해 4월 프리미엄 짜장라면인 ‘짜왕’을 출시하며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자, 석달 뒤 오뚜기는 ‘진짜장’, 팔도는 ‘팔도짜장면’을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삼양식품은 뒤늦게 ‘갓짜장’을 출시했다.
 
이어 오뚜기가 지난해 10월 프리미엄 짬뽕라면인 ‘진짬뽕’을 선보이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그러자 바로 그 다음달 농심은 ‘맛짬뽕’을, 팔도는 ‘불짬뽕’을, 삼양식품은 ‘갓짬뽕’을 출시하며 역시 맞불을 놨다.
 
1라운드 ‘짜장라면’ 전쟁에선 농심 ‘짜왕’이 승리했고, 2라운드 ‘짬뽕라면’ 전쟁에선 오뚜기 ‘진짬뽕’이 승리를 거뒀다. 공교롭게도 가장 먼저 출시한 제품들이 시장을 선점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두 차례 치열하게 벌어졌던 전쟁이 이번엔 ‘부대찌개면’으로 옮겨 붙을 전망이다.
 
지난 3일 농심은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을 출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는 지난 2011년 판매를 중단한 자사제품 ‘보글보글 찌개면’을 리뉴얼 및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신제품이 출시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29일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이 출시 4주만에 5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라면시장 10위권 수준이며, 국물라면 비수기였던 8월 실적임을 감안하면 더욱 매출이 증가할 거라고 농심 측은 분석했다.
 
농심이 신제품을 출시한지 보름 뒤인 지난 18일 오뚜기도 신제품 ‘부대찌개라면’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보글보글 부대찌개면’보다 건더기스프를 크게 하고 ‘부대찌개 양념소스’를 별첨해 차별화했다.
 
팔도는 이미 ‘놀부부대찌개라면’을 시장에 판매하고 있지만, 이번 농심과 오뚜기의 신제품 출시에 발맞춰 추가로 프리미엄 부대찌개면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두 차례의 라면전쟁에서 가장 늦게 신제품을 내놓으며 부진을 면치 못했던 삼양식품은 지난 16일 불닭볶음면 추가 시리즈로 ‘불닭볶음탕면’을 선보였다. 향후 삼양식품 측이 부대찌개면 전쟁에 뛰어들지, 아니면 다른 신제품 개발에 열중할지 주목된다.
 
◆‘진짬뽕’으로 점유율 올린 오뚜기, ‘손따라 두는’ 삼양식품의 부진
 
지난 30년간 라면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업체는 농심이다. 80년대부터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등을 내놓으며 삼양식품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수년 동안에도 농심은 시장점유율 60~70%대를 차지했고 삼양식품과 오뚜기가 각각 10%대에서 오가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농심의 점유율은 대폭 하락했다.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53.8%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7.6%포인트 떨어졌다.
 
▲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을 대폭 올린 ‘진짬뽕’ ⓒ 뉴시스

이렇게 농심의 점유율을 잠식하면서 ‘뜨고’ 있는 업체는 오뚜기다. 오뚜기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16.3%, 2015년 18.3%로 꾸준히 상승했고, 올해는 23.7%까지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말 짬뽕 시장에 바람을 일으킨 ‘진짬뽕’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점유율이 대폭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 5월에는 ‘볶음진짬뽕’을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했다.
 
한편 ‘최초’ 라면회사인 삼양식품은 최근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올해 라면시장 점유율은 팔도에게까지 밀려 4위로 전락했다. 라면시장에서도 ‘불닭볶음면’ 이후 수년간 그렇다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심과 오뚜기가 각각 짜장라면, 짬뽕라면 시장을 선점하고 있을 때, 뒤늦게 유사제품을 내놓으며 손 따라 두기 바빴다는 것이다.
 
매년 다양한 라면이 빠르게 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따라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홈플러스나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나 CU, GS25에서도 독자적인 라면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신라면, 삼양라면, 진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수십 년 간 꾸준히 매출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각 회사의 ‘대표’ 라면을 제외하면 오랜 기간 동안 인기를 끌기 매우 어렵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인스턴트식품인 라면은 국내 식품 시장의 가장 큰 이슈가 될 만한 파급력을 지닌 한끼 식사이자 간식인 만큼, 라면 트렌드의 변화는 언제나 대중의 뜨거운 이슈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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