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살림살이 총괄 지휘 검찰수사에 심리적 압박 자살

▲ 26일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 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롯데그룹은 충격에 휩싸였다. 롯데오너 일가로 점점 좁혀지면서 신 회장 최측근 3인방의 조사가 시작되자 심한 압박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측근 3인방 중 한명인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롯데그룹에서 걸어온 길과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 및 향후 검찰수사 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평사원에서 부회장까지 2인자 올라
이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 중에 측근으로서 롯데살림살이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최근까지 롯데그룹 컨트롤 타워격인 정책본부장을 맡아 경영 전반의 살림살이를 살폈으며, 황각규 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힌다.

2011년 오너 일가 외에 부회장에 오른 유일한 인물로 1997년 롯데쇼핑 사장에 올라 업계 1위 자리에 올려놓는 등 사세를 키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롯데그룹의 2인자로 불린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가신으로 롯데그룹 경영을 이끌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당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면서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게 된다.

경영권 분쟁 당시 신 총괄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신동빈 회장으로 노선을 정리해 힘을 실었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지난해 8월 이 부회장은 신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신동빈 회장 지지 성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43년간 롯데에 몸담으면서 부회장 자리까지 오르기까지 롯데그룹의 ‘산 역사’로 평가받고 있다.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1987년 롯데쇼핑 이사에 오른 뒤 1998년 롯데쇼핑 CEO에 취임한다. 2007년엔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으면서 지금의 신동빈 회장과 인연을 맺게 되고 능력을 인정받아 2011년 정책본부장(부회장)자리에 올라 고인이 되기까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이 부회장은 평사원에서 부회장자리에 오른 입지적인 인물로 롯데직원들의 롤 모델이자 윤리경영을 강조하면서 존경을 받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26일 자살 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롯데그룹은 충격에 휩싸였다.

◆심리적 압박에 자살 오너소환 조사 차질
검찰 수사가 롯데오너 일가로 점점 좁혀지면서 신 회장 최측근 3인방의 조사가 시작되자 심한 압박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고인이 된 이 부회장이 남긴 유서엔 “먼저 가서 미안하다.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었다”는 말로 생애를 마감했다. ⓒ뉴시스

롯데그룹 비리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칼끝을 오너 일가로 정조준하고 25일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롯데쇼핑 사장)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26일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을 소환조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당초 검찰의 계획은 사실상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지난 43년간 롯데그룹에 몸담으면서 부회장자리에 오르기까지 롯데그룹 전반의 살림살이를 맡아와 검찰이 오너 일가의 비리의혹을 밝히는 데 있어 핵심으로 손꼽힌 인물이다.

정책본부자리는 계열사의 모든 경영사항과 롯데그룹 전반의 자금관리 및 자금흐름을 손바닥 보듯 알 수 있는 자리다. 따라서 검찰은 신 회장 3인방을 통해 롯데 오너 일가의 비리의혹에 대해서 샅샅이 알 수 있다고 보고 25,26일 양일간 소환 조사를 통해 추가 증거 확보를 노렸다.

다만 그동안 검찰이 두 달여간 수사를 하면서 의혹을 규명할 물적 증거를 다수 확보하면서 이 부회장이 진술이 없더라도 수사에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수사를 통해 많은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자살로 수사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초 검찰은 신 회장 3인방 소환에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를 다음 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로 오너 일가의 소환일정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은 주말쯤 회의를 열고 소환, 수사 일정 등을 조정할 계획이다.

한편, 고인이 된 이 부회장의 장례는 롯데그룹장(5일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장례 위원장은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이 맡을 예정이다. 고인이 된 이 부회장이 남긴 유서엔 “먼저 가서 미안하다.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었다”는 말로 생애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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