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배출기능이 사행성 조장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과 관련해 5일 검찰로부터 출국금지된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바다이야기’ 심의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차관은 “그동안 내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바다이야기’의 심의통과를 불허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과 다르다”면서 “정동채 전 장관도 말했듯 나는 모든 사행성 게임물을 허가해서는 안된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었으며 '바다이야기' 등 특정 게임의 심의문제를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바다이야기' 심의통과가 이뤄진 2004년 12월은 미국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여서 전후사정을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경품용 상품권을 최초 도입할 당시 주무국장이었던 그는 “그 제도를 도입할 당시에는 게임기에 상품권 배출기능이 없었고, 상품권은 경품용 곰인형을 대신한 것이었다”면서 “게임장의 사행성 문제는 게임기에 상품권 배출기능이 생기면서 확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차관은 “(감사원 감사나 검찰의 수사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문화부 쪽에 말하고 나가기로 한 것인데...”라며 전격 진행된 출금조치에 당혹스러워 했다. 유 전 차관은 ’바다이야기’로 상징되는 사행성 게임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제기된 각종 의문을 풀어줄 핵심 인물로 꼽혔다. 또한 2002년 2월 경품용 상품권 도입 당시 문화산업국장으로 실무를 맡아 게임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반드시 조사가 필요한 참고인”으로 지목돼 왔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자택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유 전 차관은 “수사와 관련된 부분은 나중에 (검찰에서) 부르면 밝히겠다”면서 “조사를 앞둔 마당에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에 앞서 유 전 차관 부부는 해외로 출국하기 위해 며칠 전 미국 비자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전날 SBS 오후 8시 뉴스를 통해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달까지 돌아오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출국금지된 이날 오후 8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호주 시드니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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