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하반기 주요 보직 맡아

▲ 가장 주목받고 있는 3세로 한진그룹의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조현민 대한한공 전무와 박세창 금호아시아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항공업계 맞수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3세들이 올해부터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세대교체 바람이 일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들 태세를 갖추고 있고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배제할 수 없는 백척간두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이 때 그룹의 3세들이 경영에 포진되면서 그룹의 미래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다.

항공업계 맞수인 이들 그룹의 3세들은 일찌감치 경영수업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3세들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 여부가 재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3세로 한진그룹의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조현민 대한한공 전무와 박세창 금호아시아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이다.

◆조원태·조현민 투톱 경영 전면 나서
조원태 총괄부사장은 올해 1월 그룹 정기인사에서 대한항공 전 부문을 관장하는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3월엔 진에어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올랐다.
▲ 조원태 대한한공 총괄부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한진그룹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 진에어 대표이사 외에도 한진칼, 한국공항, 한진정보통신, 유니컨버스 등 6개 핵심계열사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머지 5곳도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조양호 회장 체제에서 ‘조원태 체제’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2003년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한지 13년 만에 그룹 전체를 관장하는 자리에 오른 만큼 조원태 부사장으로 그룹이 재편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당초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러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장남 조원태 부사장, 셋째 조현민 전무가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경영승계가 나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모든 직에서 물러나면서 후계구도는 조원태 총괄부사장으로 기울어진 모양새다.

한편 경영승계를 밟아가는 과정에서 불미스런 일도 발생했다. 공정위가 최근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와 기내 면세품 판매 업체 ‘싸이버스카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지난 5년간 총 1620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1200억 원 가량의 일감을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받았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모두 해소해 현재는 법 위반이 없는 상태”라며 “진행과정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일감몰아주기 혐의에 대한 공정위의 검찰 고발 여부에 따라 조 부사장의 경영 승계 과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셋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7월 진에어 부사장 승진을 시작으로 한진관광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는 중이다.

오빠인 조원태 부사장에 비해 대표이사직 수는 적지만 뛰어난 마케팅 실력으로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조현민 사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화제가 될 만한 마케팅 기획으로 대한항공 이미지를 젊게 바꾸는 등 광고에서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다.

다만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후 “이번 사건은 대한항공 임직원 모두의 잘못”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대한항공 임직원에게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구설수에 올라 신중치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박세창 사장 금호타이어 인수 시험대
▲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전략경영실 사장 원톱으로 경영수업을 착실히 밟아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한진그룹이 조 부사장과 조 전무 투톱으로 한진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상황이라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전략경영실 사장 원톱으로 경영수업을 착실히 밟아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을 합병하면서 새롭게 출범한 그룹의 새 지주사인 금호홀딩스 등기이사로 선임하면서 ‘3세 경영 체제’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1월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3월엔 금호산업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박 사장은 금호타이어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금호타이어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승진 과정에서 2015년 4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3일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당시 주주협의회가 사전협의라는 절차상 문제를 제기한 것에 따른 결과다.

따라서 금호아시아그룹의 최대 숙원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박세창 사장이 진두지휘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략경영실에서 함께 근무한 이용욱 전무가 금호홀딩스 감사로 임명된 것도 박 사장을 지원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동갑내기인 박세창 사장은 동종업계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어 비교대상이다. 이 두 오너3세는 아시아나실적 개선과 금호타이어 재인수, 한진해운 문제와 대한한공 조종사 노조와 갈등 등 해결 과제를 안고 있어 올해 경영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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