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박찬구 화해 신동빈-신동주 경영권 다툼 갈라설 듯

▲ 금호家 형제간 갈등의 골이 7년간 이어오다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화해 손짓을 내밀면서 형제간 다툼은 매듭지어 가는 가운데 롯데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주, 신동빈 형제간 다툼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두 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최근까지 2006년 대우건설 인수로 촉발된 금호家 형제간 갈등의 골이 7년간 이어오다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화해 손짓을 내밀면서 형제간 다툼은 매듭지어 가는 가운데 롯데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주, 신동빈 형제간 다툼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두 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難得者兄弟(난득자형제), 蕭臧之患(소장지환). 형제는 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가 좋아야 한다. 그러나 한 집안에서 일어나는 형제간의 싸움도 일어난다. ‘난득자형제’, ‘소장지환’은 형제간의 관계에 따라 의가 좋아질 수도 싸움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빗댄 말이다. 이 말처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금호석유화학그룹 박찬구 회장은 7년간 이어온 질긴 형제간 다툼을 끝맺음으로 금호가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금호家 형제 7년간 다툼 종지부 화해의 길로
박삼구 회장측과 박찬구 회장측은 갖은 소송전으로 화해는 물건너간것 아니냐며 회의론적인 시각이 팽배했지만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소송을 취하하면서 전환기를 맞이했다.
▲ 형인 박삼구 회장(사진,좌)은 동생인 박찬구 회장(사진,우)과 곧 만날 것이라는 말과 함께 그룹간 화해를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형인 박삼구 회장은 동생인 박찬구 회장과 곧 만날 것이라는 말과 함께 그룹간 화해를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두 형제간의 극적인 화해는 롯데그룹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이 롯데그룹의 전방위적 검찰수사로 이어지면서 그룹 이미지 하락 및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그룹 전체 검찰수사로 이어진 것처럼 금호가 형제간 다툼으로 인한 소송전이 검찰수사로 이어지는 것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해모드로 진입하면서 박삼구 회장은 그룹 최대 숙원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박찬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백기사 역할을 자처한다면 금호타이어 인수에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조만간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회장을 만나게 되면 금호타이어 인수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의 공동인수설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박찬구 회장측은 일단 부인하는 것으로 선을 긋고 있다.

금호가의 그룹 재건의 마직막 퍼즐은 금호타이이어 인수다. 금호타이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난으로 2010년 1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박삼구 회장 품을 떠나 채권단에 넘어갔다. 우리·산업·KB국민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은 42.01%로 경영권을 갖고 있다.

워크아웃 이후 6년 만에 다시 찾을 기회를 얻은 박삼구 회장은 개인자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를 수용하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된다. 문제는 매각가로 시장에선 매각대금으로 1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에 실탄으로 소진한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에 필요한 실탄이 부족한 상태다. 더군다나 우선매수청구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도록 하면서 금호아시아나 인수에 사용했던 방식도 불가능하게 됐다. 따라서 박찬구 회장의 도움이 여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회장을 곧 만나겠다는 것도 이 같은 일환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삼구 회장이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동생인 박찬구 회장의 모종의 역할 여부에 따라 금호家 형제간 화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家 ‘형제의 난’ 경영권 다툼 사생결단
한편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촉발된 검찰수사까지 이어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회장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
▲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동생 신동빈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형제의 난은 막바지로 가고 있는 가운데 화해보다는 누가 한쪽이 치명상을 입는 수순으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시사포커스DB

지난해 경영권 다툼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검찰의 칼끝에 정조준 되고 있다. 그룹 비자금 수사부터 불법 증여된 일본롯데홀딩스 지분까지 사들이려고 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되는 등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영권 다툼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그룹은 각종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시가총액만 1조원에 가까운 증발되고 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검찰조사를 받고 있고 호텔롯데 상장이 미뤄지는 등 롯데그룹이 창사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8일부터 올해 8월5일까지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주가 등락률은 롯데캐미칼, 롯데정밀화학, 현대정보기술을 제외한 6곳의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일어난 시기에 일어난 일로 오너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 여파가 주가하락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3차례 경영권 분쟁에서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주총에서 모두 승리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무한 주총으로 반격이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지정 여부가 변수다.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이 지정되면 신 전 부회장의 입지는 좁아들게 되고 후계구도에서 불리해지게 된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느긋한 입장이지만 검찰의 칼끝이 최종 오너가 일가로 조준되면서 검찰 소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동빈 회장 최측근 3인방인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총괄사장),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차례대로 소환 조사에 나설 예정이어서 구속여부 결과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의 마지막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마땅한 카드가 없는 만큼 신동빈 회장의 검찰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반격의 기회가 결정될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동생 신동빈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형제의 난은 막바지로 가고 있는 가운데 화해보다는 누가 한쪽이 치명상을 입는 수순으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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