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오페라 나비부인"

푸치니의 전설적인 오페라 "나비부인"을 모를 이는 아마 없을 듯 싶다. 이방인과 사랑에 빠진 한 일본여성의 이야기를 담아낸 "나비부인"은 탄생 이래 그 이국적 향취와 잘근잘근 씹어내는 듯한 고통의 묘사,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로 인해 즉각적인 클래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올해로 벌써 그 초연으로부터 100년이 지나, 푸치니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는 이탈리의 '푸치니 재단'에서 세계 5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2004년 New Production'을 열게 되었다. 특히 이탈리타, 프랑스, 아르헨티나, 중국 등지로 이어지는 순회공연의 스타트를 바로 한국에서, 그것도 한국의 대표적인 공연장이자 지난 1년간 보수공사를 마친 뒤 국내제일의 공연장으로 거듭났다 자랑하는 세종문화회관의 재개관으로 열리게 되어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역사상 최고의 '나비부인'으로 칭송받는 레나타 스코토의 수제자인 안토니아 치프로네와 "투란도트"에서 '류' 역할로 국내에서 확실한 팬층을 확보한 바 있는미나 타스카 야마자키가 '나비부인'의 역할을 맡아 각각 개성있고 에너제틱한 '나비부인'상을 보여줄 예정이며, 특히 전문 플로리스트를 동원한 '100만 송이 장미 생화로 꾸며진 무대'는 관객들에게 지금껏 그 어느 무대극에서도 찾아보지 못한 공감각적 감흥 - 바로 압도적인 장미의 빛깔로 치장된 시각의 즐거움과 생화에서 배어나오는 장미향이 어우러진 -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나가사키항이 보여지는 언덕빼기의 외로운 저택과 이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푸른눈의 이방인 핑거톤과 쵸쵸상의 사랑, 그리고 그 비극적 사랑의 결말...이 오페라 역사에 남을 법한, 그리고 특히 탄생 100주년을 맞아 펼쳐지는 '오페라 역사의 한 장'에 동참하여, 푸치니재단이 펼쳐보이는 '진정한' 오페라공연의 향취를 만끽해 보는 것도 이 봄, 가장 절실한 문화체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일시: 2004.04.0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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