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 직접 지시 진술 공방 변수

▲ 세금을 내지 않고 지분을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라는 신 총괄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정책본부 실무자들의 진술이 알려지면서다. 신동빈 회장은 대외활동을 끊은 채 집무실을 오가며 각종 업무 현황을 보고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검찰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그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씨 모녀에게 넘겨준 과정에서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포착했다.

탈루 금액만 6000억 원대로 검찰이 역대 대기업을 수사하면서 드러난 조세포탈로 사상 최대 규모다. 롯데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검찰이 이 같은 조세포탈 혐의를 발견하고 롯데 정책본부를 재차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은 세금을 내지 않고 지분을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라는 신 총괄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정책본부 실무자들의 진술이 알려지면서다. 이 같은 신 총괄회장의 지시가 언제쯤 있었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6000억 조세포탈 혐의 신 총괄회장 소환?
▲ 일단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정책본부 실무자들의 진술에 무게를 두고 2000년대 후반 신 총괄회장이 서미경씨 모녀와 신영자 이사장에게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6000억 원 상당의 탈세를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뉴시스

신 총괄회장이 치매약 복용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시기를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2010년부터 치매 치료제인 아리셉트를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2010년 전부터 치매를 알아왔던 것이라는 얘기로 실제 치매였다는 것이 확인되면  경영권 분쟁뿐만 아니라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여러 혐의에 대한 셈법이 복잡하게 된다.

신 총괄회장의 지시가 치매 이전에 이뤄졌다면 신 총괄회장이 모든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만약 이 같은 지시가 치매가 걸린 상황에서 이뤄졌다면 신빙성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온전치 못한 정신 상태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지분을 넘기라는 지시를 내릴 수 있느냐는 문제다.

일단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정책본부 실무자들의 진술에 무게를 두고 2000년대 후반 신 총괄회장이 서미경씨 모녀와 신영자 이사장에게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6000억 원 상당의 탈세를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신 총괄회장의 지시로 롯데 정책본부가 설계를 하고 주식 증여 과정을 자문한 로펌 관계자를 불러 조사해 이 같은 탈세 정황을 포착했다.

정책본부 실무자들의 진술 발언으로 볼 때 신 총괄회장과 서미경씨 모자 조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신 총괄회장과 서씨 모녀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미경씨 모녀는 언론에 노출이 거의 되지 않고 은둔의 생활을 한 터라 신 총괄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로 언론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으로 부터 10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만 전 유원실업 사옥과 주차장 부지, 신사동 부동산, 동승동 유니플렉스 공연장, 반포동 현 유원실업 사옥 건물 등이다. 이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성년후견 변수 신동빈 회장 웃나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 롯데물산, 롯데아이스, 롯데그린서비스, L투자회사 등의 등기이사직에서 퇴임한 상태다. 롯데홀딩스 등기이사 자리만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달 10일 성년후견 개시 심판 최종 심리를 앞두고 있다.
▲ 롯데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검찰이 이 같은 조세포탈 혐의를 발견하고 롯데 정책본부를 재차 압수수색을 벌였다. 사진/시사포커스DB

10일 이후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법원에서 성년후견을 지정하게 되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근거로 자신이 경영권을 차지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위임장 진위 논란이 불거지게 된다. 이는 신동빈 회장과의 소송전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해지게 되며 사실상 경영권 분쟁의 동력을 잃게 된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대외활동을 끊은 채 집무실을 오가며 각종 업무 현황을 보고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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